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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냉면

last modified: 2015-03-05 07:55:18 Contributors

Contents

1. 개요
2. 변천
3. 대한민국의 평양냉면
4. 북한의 평양냉면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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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G image (Unknown)]



북한의 평양 근교 지역에서 유래한 대한민국 냉면의 일종.

2. 변천

평양냉면이라는 의미는 좁게 보면 평양 근교에서, 넓게 보면 평안남도 근교에서 유래한 냉면이다. 평양냉면은 문헌적으로는 고려 중기 때 유래한 것으로 여겨지며, 조선 중후기에 생산된 문헌들에서는 흔히 찾아 볼 수 있다. 1973년 북한에서 간행된 요리 서적에 의하면, 평양냉면은 현재 평양의 대동강구역 의암동 지역에서 처음 나왔다고 하며, 메밀 수제비 반죽을 국수로 뽑은 것이 시초라 한다. 고려 중기의 냉면을 기록한 고문헌에는 '찬 곡수(穀水)에 면을 말아 먹는다'는 취지의 기술이 있다.

조선시대의 평양냉면은 대중 요리로 발전하게 된다. 겨울철 평안남도 지역 대부분의 주막에서는 냉면을 사 먹을 수 있었고, 요정이나 관상같은 요릿집에서도 냉면을 사 먹을 수 있었다. 평양냉면은 이것과 같이 외식 음식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가정에서 흔히 해 먹는 요리이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평양냉면이 고급 요리였다느니, 양반들이 즐겨 먹는 요리였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흔히 즐겨먹는 서민 요리의 성격이 짙었다.
다만, 조선 후기까지의 평양냉면은 현재와 같은 메밀을 주 재료로 삼는 면이 아니라 전분과 녹두 혹은 밀가루를 주 재료로 삼고 메밀을 섞어 인력으로 압출시킨 면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이면 무조건 쌀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평안남도 지역에서 메밀은 주 농경작물이 아니었다. 특히, 전근대 사회에서는 메밀을 구황작물로 여겨 지배 계층에서는 터부 시 되는 식재료였다[1][2].

근대에 들어서 평양냉면은 근대적 요식 업체의 메뉴로 자리잡아 갔다. 경성과 평양의 요릿집이나 식당에서는 고기 국물을 활용한 평양냉면을 판매했다. 이 시기를 거치면서 평양냉면의 면이 메밀로 만들어지게 되었든데, 여기에는 두 가지 배경이 있다. 먼저, 일제 강점기 당시 광범위하게 들어온 일본의 식문화를 들 수 있다. 일본의 식문화의 영향은 상당히 강력했으며, 그 강도는 일반인들의 식생활을 바꿔 놓을 정도였다. 실제로,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최고로 치는 버섯이 능이 버섯이었지만,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송이버섯에 그 자리를 내어주었다. 면 문화도 순 메밀로 만든 소바 문화가 들어오면서 순 메밀 제면법이나 국물 소바 조리법 등이 광범위하게 확산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메밀을 약간 섞던 평양냉면의 면이 점점 소바의 형태에 가까워졌던 것이다. 또한, 산미증식계획으로 인한 미곡 소비 구조의 왜곡이 있다. 1920년대 중반 산미증식계획이 시행되면서 쌀 생산은 늘어났지만 일반인들의 쌀 소비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당시 일본 정부와 조선총독부는 일본 내의 미곡 부족분을 조선에서 증산된 미곡으로 대체하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조선 내의 조선인들 대다수의 비미곡 섭취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일부 자작농들은 논을 아예 밭으로 갈아 엎기까지 했다. 이러한 가운데 겸이포와 사리원을 중심으로 한 지역에 메밀 작목이 활발해졌고, 여기서 재배된 메밀이 평양냉면 속 면의 주재료로 된 것이다[3].
따라서, 메밀의 함량을 중시하는 현대 대한민국의 평양냉면은 원형이 아니다. 또한, 일부 실향민들이 메밀 운운하는 것도 당시의 사회경제적 상황에 기인한 것이지, 그들이 기억하고 있는 형태 역시 원형이 아니다. 참고로, 전통적으로 메밀을 면의 주재료로 삼는 지역은 평안도 지역이 아니라, 강원도 중북부 지역[4]이다.

3. 대한민국의 평양냉면

현대 대한민국의 평양냉면은 전분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전분을 폭넓게 활용하는 대한민국의 함흥냉면과 대비되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과 함께 메밀 제면을 내세우는 경향도 강한데, 이러한 경향은 평양냉면 본래의 형태라기보다는 일제 강점기 당시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기인한 것이다. 즉, 메밀 제면은 원조가 아니라는 의미.

메밀을 사용하는 형태에 따라 면의 모습이 다르게 나타난다. 메밀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면은 메밀 가루에 밀가루와 전분을 섞어 반죽을 한 뒤 유압으로 압출한다. 메밀은 글루텐이 적어 반죽에 용이한 곡물이 아니며, 알칼리도도 낮아 반죽이 오랫동안 유지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메밀 가루에 밀가루와 전분을 섞어 반죽 형성과 반죽 유지를 꾀하는 것이다. 하지만 종종 메밀 가루만으로 반죽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면은 일본의 소바의 전통을 잇는 국수라고 볼 수 있다.
한편, 메밀의 껍질을 벗기는 여부와 메밀 가루의 취급 여부는 면의 색과 맛에 영향을 준다. 메밀의 껍질을 벗기지 아니하고 가루를 내는 경우에는 면이 짙은 색으로 나오고, 흔히 메밀 맛이라 생각하는 그 맛이 나오게 된다. 메밀의 껍질을 벗기지 아니하고 가루를 낸 경우에는 가급적 그 가루를 빨리 사용해야 한다. 다만, 가루를 내기 전 껍질을 벗기지 아니한 채로 말린 경우에는 가루를 내어 사용할 수 있는데, 이러한 가루로 만든 면은 매우 짙은 색을 보인다[5].
하지만 메밀의 껍질을 벗기고 가루를 내는 경우에는 면에서는 아무 맛도 나지 않고, 단지 잘 끊길 뿐이다[6]. 또한, 껍질이 벗겨진 경우에는 그것을 건조해 사용할 수도 있다. 껍질을 벗겨 건조하지 않고 가루를 내는 경우에는 푸르스름한 색의 면[7]이 나오고, 껍질을 벗긴 후 건조하여 가루를 낸 경우에는 흰 색의 면이 나오게 된다.

국물은 고기 육수와 동치미 국물을 활용한다. 고기 육수도 천차만별이라 고기의 맛을 완전히 남겨서 텁텁한 맛이 나게 하는 경우도 있고, 고기의 맛을 다 날려보내서 고기 육수인지 맹물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의 맛이 나게 하는 경우도 있다. 동치미 국물 역시 활용 방법이 다양하다. 동치미 국물만을 냉면 국물로 사용할 수도 있고, 고기 육수와 섞어 고기 육수의 텁텁한 맛을 잡거나, 동치미의 새콤한 맛을 살리면서 고기 육수를 소량 섞어 감칠 맛을 더하는 정도로 제한할 수도 있다.
냉면 국물과 관련해서는 원조나 정통 논란이 많은데, 이러한 논의는 무의미한 것이다. 일단, 식객[8][9]이나 평론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이런 논란을 부추기는데, 그러한 주장 중에는 평양냉면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 하지도 않고 내뱉는 것들이 많다. 평양냉면은 어느 한 동네를 특정할 수 있는 장소에서 먹던 음식이 아니라 평안도 남부와 황해도 북부 지역이라는 광범위한 지역의 식문화이다. 따라서 하나의 음식에 따라 당연히 다양한 형태가 나타날 수 있고 이들 중에서 무엇이 정통이고 원조인지를 가리거나 논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또한, 이 논쟁과 관련해서 평양냉면이 고급 요리였다[10]는 식으로 엮는 것은 무지의 발로인 것이다.

4. 북한의 평양냉면

금강산 관광을 가면 코스로 옥류관에 들러서 평양냉면을 맛볼 수 있었다. 단, 맛이 남한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니 일반적으로 먹었던 냉면의 맛을 생각하면 안된다. 처음 먹는 사람은 정말 생소할 정도의 맛이다. 비 온 날 땅에서 올라오는 흙냄새와 흡사한 향이 난다. 진짜다! 가이드 왈, "남한에서는 조미료를 쓰지만 이북에서는 조미료를 전혀 넣지 않았기 때문에 맛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 라고 했다. 조미료가 아니라 맛내기를 쓴다[11] 이 맛이 생소할지 모르는 관광객을 위해 특제 소스를 준비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넣으나 안 넣으나 비슷하다(...)

평양 대동강에 있는 홀인 옥류관에서 나오는 평양냉면은 동치미 국물을 부어서 먹는데, 상당히 맛있다. 누가 먹어본 거지?![12]

북한 영상에 비친 옥류관 등 북한의 주요 음식점에서의 냉면을 보면 우리처럼 넓적한 그릇에 담아 내는 게 아니라 꼭 신선로 그릇처럼 높고 얕은 그릇에 담아낸다. 여기에 맑은 국물이 아니라 양념을 넣어 붉게 만들어 먹는다. 직원들이 계속 주전자를 들고 다니며 육수를 부어주는 모양. 그런데 영상을 잘 보면 면만 한가득이고 고명은 정말 눈곱만큼 들어있다. 편육 같은 건 아예 안 보인다. 안습. 그나마 국가적 행사로 전국에서 불러온 대표단을 대접하는 행사인 데다가 중앙방송에서 찍고 있는데도 이 모양이다. 하지만 이게 진짜 오리지날 평양식 냉면이라 볼 수도 있다. 실제로 전통 있는 남한의 냉면집들도 오리지널에 가까울수록 고명은 거의 들어가 있지 않으며 아예 고명이 없고 면과 국물만 파는 '민짜' 란 메뉴가 따로 있기도 하다.

평양의 옥류관이 김일성이 공인한 평양냉면의 본가이긴 하지만 평양에서 냉면을 제일 잘하는 집은 고려호텔 1층에 있는 불고기 식당에서 파는 냉면이다. 평양의 옥류관은 북한의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 있을 만큼 대중화되어 있고 그만큼 음식의 단가도 낮지만 고려호텔 식당에서 판매하는 냉면의 질은 옥류관의 냉면의 질과 차원이 다르다.

베이징을 가보면 북한의 국영(!) 음식점[13]이 제법 있는데 이 곳에서도 한국(남한)의 때(?)가 묻지 않은 원조 북한식 평양냉면을 먹을 수 있다. 다만 맛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한국에서 흔히 아는 그 냉면과는 차갑고 국수라는 점만 빼면 완벽하게 다른 물건인데 메밀면이 아니라 무슨 밀가루 국수를 말아다 주는 데다가 냉면이 아니라 밀면이었나! 속였구나! 북한! 국물도 밍밍하니 맛이 없다. 맛이 좋지 않다는 게 아니라 정말로 아무런 맛 자체가 없다! 조리법이 발달하여 육수를 가두는 방법이 여럿 개발되자 삼투압으로 육즙을 잡아놓기 위해 하던 기본 소금간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알아둘 것은 그게 원래 오리지널이다. 당연하다. 북한인이 직접 만든 냉면이니...[14] 국내에서도 고급 면옥집 가면 국물이 거의 무맛이라 할 정도로 맛이 나지 않는다. 한국에서 먹는 냉면은 현대 한국인 혀에 착착 감기게 개량된 것이고 평생 이런 것만 먹던 한국인에게 맛없게 느껴지는 건 당연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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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반면, 일본에서는 메밀 국수나 메밀 요리가 제도권에 편입되는 데 성공하였다.
  • [2] 지배 계층을 상대로 조리한 냉면의 면은 당시 고급 식재료로 여겨지던 밀가루나 녹두가루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 [3] 이 시기 면의 주 재료가 바뀐 것뿐만 아니라 냉면을 비롯한 면 요리 자체가 귀한 요리로 변모하였다. 제분과 제면이라는 두 과정을 거쳐야하는 면 요리는 식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시기에는 상당히 값진 음식으로 여겨지는 것이 보통이다. 많은 실향민들이 이 당시의 기억을 바탕으로, '평양냉면=메밀 면발, 고급 음식'이라는 단편적인 공식을 내세웠을 가능성이 높다.
  • [4] 한반도 내에서 전통적으로 메밀의 주 산지이기도 하다
  • [5] 현대 북한의 냉면은 이 형태를 따른다.
  • [6] 일본의 소바가 이 경우에 해당하며, 면에서 아무런 맛이 나지 않기 때문에 면을 찍어 먹는 간장이 발달하게 되었다.
  • [7] 서울특별시 중구와 서울특별시 마포구에 소재한 모 냉면 전문 식당이 이 예를 따른다.
  • [8] 이 만화는 식제사 전공자들에게 무지막지하게 까이는 것으로, 작가 개인의 주관에 의해 기술된 측면이 강하다. 실전하는 객관적 문헌과 반대되는 경우도 많고, 특정 조리법을 자신의 주관에 따라 재해석 해 버리는 경우도 많다.
  • [9] 특히 평양냉면 부분과 관련해서는 ‘메밀’ 면발을 삶고 나서는 곧바로 살얼음이 얼 정도로 찬 물에 씻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이유로 메밀의 맛과 풍미를 살리기 위함을 들고 있다. 이는 작가가 면 요리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을 갖추지 못함을 방증하는 것이다. 삶은 면을 곧바로 찬 물에 씻는 것은 면의 탄성을 극대화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이러한 방법은 밀가루로 제면한 경우에는 적절할지 몰라도 메밀 면에는 부적절한 방식이다(《메밀과 밀가루 혼합분의 물성 특성》, 김복란 외 2인,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 2000). 메밀 면의 풍미와 느낌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찬 물이 아니라 상온의 물에 씻어야 하며, 실제로 현대 대한민국의 많은 평양냉면 전문 식당에서는 면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상온의 물에 면을 씻는다.
  • [10] 이러한 주장은 식제사(食制史)나 사회사 전공자가 아닌 자칭 음식 평론가의 개인적 소견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 평론가는 조선 말기 한 양반이 냉면을 사 먹었다는 기술에 집착해 저런 주장을 펼치는데, 전근대 사회에서 일반적인 의미의 외식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경제적 배경이 보장된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러한 주장을 좇아 평양냉면이 소위 '양반들의 음식'임을 인정한다면, 현재 한국인이 일상에서 접하는 음식들 중 냉면 외의 비슷한 기술을 보이는 음식들 역시 같은 궤변에 빠지게 된다.
  • [11] 북한이 펴낸 공식 요리법 책자에 나오는 표현이라고 한다. #
  • [12] 아마 2008년 이전에 사절단 자격으로 갔던 위키러가 먹어봤을 것이다. 아니면 한국말 할 줄 아는 외국인이 먹어본 다음 여기에 썼을지도 사실 손자돼지 시절 이전에 북한을 방문한 외국 국적의 한인 교포들이 꽤 있다. 이런 사람들도 먹어 보았을 가능성이 있다.
  • [13] 그 유명한 옥류관 북경지점 등등.
  • [14] 사실 상술했듯 북한에선 냉면이라 안 부르고 국수라고 부르는 게 다 이유가 있는 거다. 북한에선 말 그대로 이 물건이 다른 수식어 없이 그냥 '국수'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