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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인

last modified: 2015-09-24 22:17:18 Contributors

天符印
한국 신화에서 나오는, 환웅환인에게서 하사받은 세 개의 물건.

Contents

1. 설명
1.1. 도교 영향설
1.2. 샤머니즘 설
2. 대중문화 속의 천부인
2.1. 퇴마록
2.2. 치우천왕기
3. 관련 항목


1. 설명

단군 신화에서, 환웅이 하늘에서 지상 세계로 내려올 때 환인에게서 받았다는 신령스러운 3개의 물건. 왕으로써의 직위를 나타내기 위한 물건이다.

'부인(符印)'은 현대인에게는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데, 고대 정치인에게는 아주 일상적인 물건이다. 부(符)는 (符節)을 뜻하는데, 부절은 특정 지역에 파견되는 신하가 중앙 정부로부터 수여 받는 물품으로, 일반적으로 하나의 물건을 둘로 쪼갠 형태로 되어 있다. 하나는 중앙에 두고 하나는 신하에게 맡겨, 혹시 후에 문제가 있으면 둘을 맞추어 보는 것으로 해당 직위를 수여 받았음을 확인한다. 부절은 곧 직위 인증서라고 볼 수 있다.

인(印)은 인수(印綬), 즉 (끈이 달린) 도장을 가리킨다. 정확히는 인(印)은 도장 그 자체를 가리키고 수(綬)는 거기 딸린 끈을 가리킨다. 인수는 새(璽) - 장(章) - 인(印)의 위계, 새겨진 동물 모양, 딸려 있는 끈의 색깔 등을 통해 관위의 차별을 나타낸다. 도장과 도장 끈을 서로 묶어 놓기 때문에 두 가지로 보이지만, 세세하게 나눠서 부절과 도장인 , 그리고 도장 끈인 의 세 가지로 이뤄진 것. 인수는 직위를 바탕으로 실제 통치를 할 때 쓰이는 것이다.

이 세 가지 물건은 모두 군주가 신하에게 내리는 물건으로서, 중국 봉건제에서 책봉(冊封)을 할 때 군주가 신하에게 수여하는 것이다. 단군신화에서 환인은 하늘의 왕이며, 환웅은 그 아들이므로, 환인이 천부인을 환웅에게 내리는 것은 환웅을 지상의 통치자로 '책봉'하는 모습을 묘사한 것이며, 환웅에게 지상의 통치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이템이 바로 천부인이 되는 것이다.

1.1. 도교 영향설

직접적으로 도교의 영향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사실 단군신화에서 나오는 '하늘의 부절'이라는 개념은 도교에서 널리 사용되는 것이다. 중국에서 관용으로 쓰이던 부절 문화는 도교에서도 유입되어 신비적으로 변화하였는데, 도교에서는 특수한 문자나 그림으로 부(符)를 작성하여 종교적인 신앙물로 삼았다. 관에서 쓰이던 부절이 신비화 되었기 때문에, 신화의 세계에서도 관(官)의 개념을 투영한 중국 도교에서는 신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신에게서 증표로서 부(符)를 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태평도, 천사도(오두미도) 등에서 종교적 신앙물로서의 부절 문화가 시작되었다. 도교에서 부(符)를 작성할 때는 엄밀한 종교적 의식을 거쳐서 제조했는데, 특수하게 변형된 문자나 그림을 그리는 한편 이 부(符)를 하늘 같은 영적(靈的)인 세계의 신(神)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를 영부(靈符)라고 불렀다.

우리가 현대에 흔히 보는 부적이 바로 이 영부(靈符)에서 직접적으로 나온 것이다. 즉, '신(神)에게 받은 부절(符節)'이라는 개념은 도교에서 이미 흔히 쓰이고 있었던 것이며, 단군 신화의 천부인 역시 신에게 부절을 받아 책봉과 권한을 얻는다는 점에서 이와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도교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천부인'이라는 표현만으로도, 여기에 상당히 친숙한 인상을 받을 것이다. 천부(天符)까지만 봐도 당연히 영부(靈符)를 연상할 수 있기 때문.

그런데 단순히 부절만이 아니라 인수까지 나오는 것은 조금 독특한데, 현실의 도교에서 '영인'은 보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도교에서 종교적으로 쓰이는 영부는 딱 봐도 '아 이거 종교적으로 만든 짝퉁 영부'로 보이며, 가짜 부절을 만든다고 해도 부절 자체가 위조 방지 기능이 있으니까 진짜 '부절'과 혼동될 염려는 낮다. 제조 역시 종이에 그냥 쓰는 것이므로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다. 하지만 '인수'는 위조하면 진짜 커다란 문제가 된다. 사적인 도장과 공적인 인수는 엄연히 다르다. 인수 제조는 금속 등의 공예 기술이 필요하므로 상당한 비용이 소모되기도 하며, 찍어둔 도장은 그 자체로는 위조 판정이 어렵다. 따라서 '영부(靈符)'는 흔했지만 '영인(靈印)'은 비싸기도 하고 만일 위조 인수로 오해되면 훨씬 문제가 커지기 때문에[1] 현실에서는 보기 힘들었다.

따라서 단순히 '부'가 아니라 '부인(符印)'을 모두 받았다고 묘사한 것은, 하늘과 소통하고 가르침을 펼치라는 뜻을 내려받은 도사(道師), 천사(天師) 같은 수준이 아니라 '진짜 인간 세상을 지배하게 된 왕'임을 주장하는 것이므로, 도교적인 도사, 천사보다 훨씬 격이 높다는 걸 드러내는 임팩트가 강렬한 신화 묘사인 것이다.

1.2. 샤머니즘 설

청동 , 청동 거울, 청동 방울의 3가지 물품으로 추측하는 설인데, 이는 최남선의 학설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남선은 신화의 시기가 청동기시대라고 보고 천부인이 '동북아시아 공통의 샤머니즘 문화의 산물'이라고 보았으며, 따라서 단군 신화를 적으로 해석하여 천부인을 무당의 주요 무구인 칼, 거울, 방울을 가리킨다고 본 것이다. 최남선은 한국과 일본(+ 북방 문화권)이 '공통의 샤머니즘 문화'를 배경으로 갖고 있다고 보았으므로, 삼종신기와 공통점을 찾으려는 의식도 배경으로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20세기 이전의 문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네이버 두산백과에는 삼국유사에 그러한 말이 등장한다고 하였으나 삼국유사에는 그런 말이 없으므로 잘못이다. 삼국유사에는 천부인이라는 언급만 존재한다. 그리고 이런 해석은 문헌 상으로는 특별한 근거가 없다. 사실 문헌에서는 그냥 대놓고 '부(符)'와 '인(印)'이라고 써있는데 특별히 다른 걸로 해석할 근거가 있을지……. 그러니까 이거 사실 "도장"이라고 써있는데 대놓고 "사실 이건 이름은 도장인데 검, 거울, 방울일거야."라고 주장하는 꼴이다. 신빙성이 있는지는 본인이 판단하자(…).

2. 대중문화 속의 천부인

2.1. 퇴마록

퇴마록에서 등장하는 단군의 신물.

여러 단군의 덕과 힘과 영험을 모은 것으로, 영이 있으며 스스로의 의지를 갖춘 신물. 원래는 물건이 아니며 밝음과 마음 같은 것이며 너무나 눈부셔서 눈으로는 볼 수 없다.

그 힘을 얻으면 수월하게 이루지 못하는 일이 없다. 매우 너그럽기 때문에 여러번 마음이 그릇된 사람도 그 힘을 빌려 일을 이루었으며, 그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최철기 옹의 선조가 되는 지킴이는 천부인을 숨기게 된 것이다.

삼국시대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은 이 천부인을 얻으려 애썼다. 마침내 신라가 천부인을 얻고 그 권위에 힘입어 삼국을 통일하였으나, 통일 후에 지나치게 다른 신앙을 숭배하자 분노한 최철기 옹의 선조가 캐어다가 아무도 모르게 강화도에 설치하고 대대로 후손들을 지킴이로 삼았다.

천부인을 봉인해둔 곳에는 손잡이를 당기면 오히려 석실이 무너지는 트랩이나, 단군의 화상을 보고 몸을 엎드리지 않으면 날아오는 화살에 목숨을 잃는 트랩 등이 설치되어 있다.

구스노기 마사토키묘운은 천부인을 얻지 못하자, 천부인의 존재를 알리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지도 않기 위해 진법을 쳤다.

이 진법을 돌파하고 나면 천부인의 지킴이가 친 관문이 있으며, 나랏자손 세명이 없으면 아예 들어갈 수도 없는 봉인이 쳐있다. 그 다음 관문을 나랏자손 한 명이 봉인을 푸는 열쇠가 되는 초치검으로 스스로의 피를 바치는 것이다. 초치검은 나중에 구스노기 마사토키묘운이 가져왔으나 아마 나랏자손 세명을 찾지 못해 봉인을 돌파하지 못한 듯.
허나 이 관문들은 지킴이가 설치한 것이 아니고, 천부인의 힘을 손에 넣으려던 욕심많은 자들이 천부인이 세상에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든 것이다.

그리고 이현암은 힘을 얻기 위해 누군가가 죽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초치검을 파괴해버렸다. 나랏자손인 홍녀가 목숨을 바쳐 천부인의 봉인이 깨지고, 천부인은 세상에 나갔으며 지킴이가 치우의 삭풍을 사용하여 구스노기 마사토키를 물리친다.

열쇠가 되는 칼인 천총운검은 본래 백제가 가지고 있었지만, 신라의 마립간이 백제를 정벌하여 천총운검을 빼았았다. 그러나 천부인 자체는 여전히 백제 땅에 있었으므로, 장수 닭우(다케루)에게 천총운검을 맡겨 (倭)를 정벌하러 보냈다. 그리고 닭우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일본에 남아 일본의 영웅이 되었고, 천총운검은 신물이 되었다.

역사적으로 일본무존이라는 야마토 다케루는 본명이 아니라 나중에 붙여진 호칭이다.

작중에 등장하는 해설과 추측에는 약간의 의문이 있다.
  1. 닭우가 왜로 가서 정벌하면서 신라에 천총운검이 사라졌다면, 신라는 천부인의 힘을 얻을수 없으므로 신라가 천부인의 힘을 빌려서 삼국을 통일했다는 추측은 거짓이 된다.
  2. 최철기 옹은 자신의 조상이 천부인을 강화도에 묻었다고 말했지만, 원래 물건이 아니고 닭우에 대한 해석에 의하면 원래부터 천부인은 백제 땅인 강화도에 있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2.2. 치우천왕기

퇴마록과 동일하다. 다만 머나먼 과거의 얘기라는게 다를 뿐.

치우천왕기에서는 직접적으로 주인공인 우천(희네)와 이야기 하는 모습이 나오며, 자부선인이 만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치우천과의 대화로 무언가를 깨달은 듯 환수같은 존재인 세상을 벗어난 자[2] 들에 한해서 치우천에게 힘을 빌려주기로 약속한다.

그리고 결정적인 스포일러는 하는데...
고시씨는 3대를 잇지 못하고 한웅의 이름이 바뀔 거란다.

3. 관련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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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오해받으면 관리 사칭으로 목 날아가기 딱 좋다!
  • [2] 정확하게는 고립자라고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