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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테이트 하이웨이

last modified: 2014-10-23 06:18:23 Contributors


현 미국 고속도로 체계의 근간을 이루는 시스템.

기존의 US 하이웨이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미국이 전후호황으로 한창 잘나가던 1950년대 아이젠하워 정부에 의해 계획되었다.

달리고 있으면 대륙의 기상을 맛볼 수 있는 고속도로. 일자로 쭉 뻗은 고속도로가 한없이 이어지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이러한 고속도로들이 대륙을 종횡으로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다. 몇천km를 국경선 등의 아무런 제약없이 그냥 내달릴 수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도로 중에 하나이며, 종점에서 종점까지 운행하다 보면 황량한 사막에서 시원한 해안까지, 지평선이 보이는 곡창지대의 평야에서 구불구불 휘감는 컴컴한 산길까지, 펼쳐지는 풍경은 대륙이 아니면 차몰고 가면서 보기 힘든 진풍경이다.

인터스테이트 하이웨이 간선노선의 번호부여 방식은 현재의 한국의 고속도로의 번호부여방식에도 영향을 줬다.[1]

구간에 따라 중구난방인 US 하이웨이 시스템과는 달리 인터스테이트 하이웨이 시스템에는 규격이 정해져 있어 전 구간이 최소 왕복 4차선 이상이다. 그리고 웬만한 장애가 없으면 직선으로 뻗어나가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는 인터스테이트 계획당시 전시 등의 유사시에는 인터스테이트를 비상활주로로 쓰려는 계획하에 건설되어 있기 때문.

대부분의 경우 제한속도는 도시지역은 시속 55-65마일(약 88-104km), 시골지역은 70마일(약113km). 차들이 드물게 지나가는 한적한 도로에서는 시속 75마일까지 허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길이 안 막히면 제한속도를 지키면서 가는 차는 손에 꼽을 정도이고 대부분은 제한속도에서 평균 약 10마일정도 더 붙여서 달린다.[2] 특히 직선으로 뻗은 구간에 앞 뒤로 차가 안 보이는 경우 무심코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시속 90마일(약144km)는 가볍게 나오므로 유의할 것. 경찰들도 웬만한 속도위반은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눈감아주지만 90마일정도면 바로 잡아서 딱지를 뗀다.[3] 참고로 인터스테이트에서는 비행기를 띄워서 속도위반을 감시하는 구간도 있다.

워낙 넓은 대륙에 사람이 살기 힘든 척박한 황야도 가로질러 건설된 고속도로이다 보니, 8-90마일로 한시간 가까이 달려도 사람 사는 곳이 안 나오는 구간도 있다. 농담 안 하고 주유소, 화장실도 없다.[4] 이런 구간을 가다가 보면 에어컨을 과다하게 틀어 엔진이 퍼졌다든가 기름 떨어져서 갓길로 리타이어 한 차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럴 경우 얄짤없이 보험회사에 전화해서 견인차를 부르는 수 밖에 없는데, 견인차가 제일 가까운 사람사는 마을에서 오는지라 오는데만 서너시간 걸리는 곳도 있고,[5] 견인비용이 당신의 한달치 봉급의 절반과도 맞먹을 수 있으니 대륙횡단을 하고 싶으면 사전점검은 필수. 에어컨 끄고 가라는 곳에서는 될 수 있으면 끄고가고 기름은 연료계량기가 1/3 이하로 떨어지면 지체없이 제일 처음 나오는 주유소로 빠져서 가득 채우고 가도록 하자.

나라가 넓고 넓은지라 산이 거의 없는 곳도 많다. 그러다 보니 끝없이 뻗은 도로에서 거의 핸들도 틀 필요가 없이 직진만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거기다가 미국차들은 대부분 크루즈 컨트롤이라는 기능이 붙어있어서 속도만 설정해주면 액셀러레이터를 안 밟아도 차가 알아서 그 속도에 맞춰서 간다. 그럴 때는 거의 몸은 잠든 상태로 액셀을 밟고 있는 발과 핸들을 잡은 손만 움직이면서[6] '어, 내가 언제 여기까지 왔지?' 할 때가 있다. 그렇게 주의집중 없이 운전하는 상태(DWAM: Driving without attention mode) 를 가리켜 하이웨이 힙노시스(Highway hypnosis: 고속도로 최면) 라고 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앞에 동물이라도 나타난다면... 큰일난다.

인터스테이트 시스템에서는 한국같은 체계화된 휴게소들은 드물고[7] 중간중간에 나타나는 주유소나 햄버거 체인, 그리고 작은 마을들이 휴게소의 역할을 한다. 참고로 인터스테이트 시스템에서 Rest Area라고 적혀있는 곳은 진짜로 rest만 하는 곳이다. 가보면 주차장에 벤치 몇개, 화장실, 자판기가 전부이다. 가보면 덩치만으로도 무시무시한 대형 컨테이너 트럭들이 줄을 지어 서있고 그 안에서 트럭운전하는 아저씨들이 잠시 눈 붙이며 쉬고 있다. 인상들은 우락부락하지만 멀쩡한 직업인들이니 너무 겁먹지는 말고 혹시 길가다가 물어볼 거 있으면 물어봐도 된다. 어쨌든 한국같은 휴게소 찾지 말고 피곤하면 일단 빠져나가서 좀 쉬도록 하자. 그리고 Exit이 나오기 한 0.5마일 전에는 이 출구로 나가면 이런 패스트푸드점도 있고 이런 호텔도 있고 이런 주유소도 있다고 쓰여있는 표지판이 있을 테니 그거 보고 자기가 좋아하는 거 골라서 가자.

또 캘리포니아 같은 곳에서는 도로변을 따라 있는 농장에서 갓 수확한 신선한(?) 농산물을 파니까 잠깐 빠져서 물건좀 사가라고 운전자들을 유혹하는 구간도 있다.

인적이 너무 드문 구간에서는 가끔씩 차적(車賊)들이 출몰해서 강도짓을 하고, 시신은 쥐도새도 모르게 묻어버리는 곳도 있다고 하니 항상 주의하는 센스도 필요하다.

야생동물이 많이 나타나는지라 로드킬이 잦다. 너구리, 야생 개, 사슴 등등의 시체가 도로변에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애리조나 주에서는 로드킬당한 사슴 시체를 갖다가 먹는 사람도 있다는 뉴스가 떴다. 당연히 불법이다. 웨스트 버지니아주 빼고 (...) 이런 저런 제한이 있어도 먹을 수 있는 주들도 있다. 위키피디아의 roadkill cuisine(...) 문서 참조.

마지막으로 한국의 고속도로에서는 88올림픽고속도로한 지점에서만 있다는 고속도로 교차로가 인터스테이트의 시골구간에서는 빈번하게 나타난다. 심지어는 고속도로 상에 유턴 구간도 있다. 뭐 동네에 따라서는 나가야 할 출구를 놓치면 다음 출구까지 한시간을 달려야 하는 곳도 있으니 필요하기는 할 거 같다. 만약 이런 곳에서 좌회전이나 유턴을 할 일이 있으면 주의해서 하도록 하자. 다시 말하지만 규정속도 넘어서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속도로 달리는 차들도 있는 곳이다. 안전거리를 확보한 후에 시도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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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인터스테이트 노선의 지선의 번호부여방식은 한국과 다른데 지선이 갈라져 나온채로 다른 종점에서 끝나는 노선은 간선번호 앞에 홀수의 백자리단위 숫자가 붙고, 기점과 종점이 간선에 붙어있는 노선은 짝수의 백자리단위가 붙는다. 따라서 서로 다른 주에 같은 번호를 한 지선들이 있는 경우도 있다.
  • [2] 특히나 1,2차선에서 제한 속도를 지키면서 가면 뒷 운전자들에게 욕먹기 딱 좋고, 아주 운 나쁜 경우에는 원활한 교통 흐름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딱지를 뗄 수도 있다.
  • [3] 주마다 관련법이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의 주에서는 제한 속도에서 20마일 이상을 위반하면 가중 처벌을 한다. 그리고 100마일을 넘기다 걸리면 바로 체포되고.
  • [4] 이런 구간은 접어들기 전에 마지막으로 나오는 마을 입구에서 앞으로 몇 마일동안 주유소, 화장실 안 나옴이라는 표지판을 세워서 운전자들의 주의를 환기하기도 한다. 특히 땅의 대부분이 사람이 안 사는 동네인 애리조나, 뉴멕시코 등에 이런 구간이 많다.
  • [5] 한국을 예로 들어서 비유를 하자면 차가 평택에서 고장이 났는데 견인차가 김천에서 달려오는 꼴이다.
  • [6] 크루즈 컨트롤을 켜놓고 있으면 발도 안 움직인다. 발은 그냥 유사시에 대비해서 브레이크 쪽에 올려놓은 채로 그냥 핸들만 조작한다.
  • [7] 간혹가다 있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