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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last modified: 2015-03-10 21:30:00 Contribu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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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하지. 가족을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우겠다고 다짐했건만 가족을 생각하면 다짐이 흔들리니 말이야 - 쿠리바야시 타다미치 장군(와타나베 켄)[1]

Contents

1. 소개
2. 상세
2.1. 인물
2.2. 비화
3. 기타
3.1. 두 감독의 논쟁
3.2. DVD/BD 관련
4. 책: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1. 소개

태평양 전쟁의 격전지인 이오지마 전투 당시 이오지마 주둔 일본군 사령관인 쿠리바야시 타다미치 중장이 집으로 보낸 편지와 가족의 이야기 등을 묶은 책과, 이를 기반으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만든 영화. 영화가 유명하다 보니 영화를 다시 책으로 만들기도 했다.

영화의 주된 내용은 이오지마 전투에 임했던 일본군의 시선에서 전투 및 그에 관련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메가폰을 잡고 세계적인 일본인 배우 와타나베 켄아라시니노미야 카즈나리가 주연을 맡은 본 작품은, 이오지마 섬의 화산재 뒤덮힌 지형을 담은 황토빛 영상미가 무척 아름다우며 훌륭한 카메라 워크와 편집을 거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영화내에서 흐르는 배경음악이 매우 뛰어나다.

참고로 헐리우드 자본과 감독이 만들었으면서도 작품 대부분이 영어 이외의 언어(일본어)로 이루어진 최초의 영화이다.[2] 영어 대사 분량은 총 러닝타임 140분 중 약 10분 정도.

2. 상세

이 영화의 주제는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이는 이 영화의 형제격인 아버지의 깃발이 이오지마에서 '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과 대비되는 주제이다. 이러한 주제를 가지고 풀어낸 이 영화의 전체 내용상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역시 이스트우드 감독의 장기로 꼽히는 인간 개개인에 대한 관찰로, 특히나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일본 병사들이 수류탄으로 자살하는 씬이 압권이며,[3] 그릇된 군국주의 무사도에 심취한 병사도 있는 한편으로 그저 평범한 소시민이였으나 전장으로 내몰리게 된 병사들도 보이는 다양한 인간 군상에 대한 조명이 인상적이다.

한편 감독이 특별히 의도한 것은 아니라지만 실제 사실이 그러했으니 사실을 바탕으로 만든 이 영화에서도 일본군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곳곳에서 음미하는 것이 가능하다. 화력에서 압도적인 미군을 상대하기 위해 섬 지하에 방어시설을 구축할 것을 지시하는 쿠리바야시 중장을 보고 해안을 버리다니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며 투덜거리는 참모들을 통해 일본군의 낡은 교리[4]를 보여주고, 해군 장교중 한 명이 "육지에서 온 것들은 대개 저렇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은연중에 일본의 해군과 육군간 갈등을 드러낸다. 또한 대위가 병사들을 구타하는 장면이나 연습사격 중에 사격솜씨가 엉망인 부하에게 체벌을 명목으로 밤새 모든 병사들의 군화를 닦으라는 가혹행위를 지시하는 등의 장면도 대표적. 게다가 주인공 중 한명인 병사는 헌병 출신이 였는데 일본 본토에서 어느 밤에 짖고 있는 개를 "육군 통신을 방해한다고"(...) 쏴 죽이라는 개소리(...)를 하는 상관의 명령을 불복종해서 신분 강등당해 본토 헌병대에서 이오지마 최전방으로 좌천 당한 것이다.[5] 이외에도 태평양에서 한창 밀리면서 제대로 된 지원도 해주지 못 했던 전쟁 말기 일본군의 현실과, 마리아나의 칠면조 사냥에 대한 언급을 통해 2차 대전사를 모르는 관객도 얼추 인지가 가능하다. 덧붙이면 급식 장면에서는 각기병 항목에서도 나왔듯이 병사들이 쌀밥만 먹는 장면도 나오는 등 세세한 고증도 볼 수 있다.

여담이지만 아버지의 깃발에 등장한 장면이 연상되는 부분도 몇 부분 등장한다. 기관총을 쏘는 토치카에 화염방사기를 쏘거나, 일본군이 단체로 자살한 곳을 발견하거나, 포로를 구타하다 잔인하게 살해하는(아버지의 깃발에서 주인공의 친구가 일본군 포로로 잡혀 간뒤 끔살당한 채로 발견되었다) 등의 장면이 그것이다.

2.1. 인물

사령관 쿠리바야시 중장 역의 와타나베 켄은 후두암을 앓다가 회복한 직후 이 배역을 맡은 것인데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연기에 정말 혼신이 다 들어간 감동적 열연을 보여주어 다음 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도 노미네이트 되었다. 흔히 잘못된 군 장교의 표본쯤으로 널리 알려진 '2차 대전 시점의 일본군 장교 이미지'와 달리 쿠리바야시 중장은 매우 이성적이고 다정다감하여 일본이 일으킨 전쟁이 잘못 되었고 결국 질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애국심과 직무 때문에 자신의 의무에 최선을 다하는 군인의 모습과, 가족에게 자상한 그림 편지를 쓰는 아버지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다.

쿠리바야시 중장외에도, 패퇴에 몰리는 와중에 포로로 잡은 미군 병사에게 모르핀을 놔 주라고 명령하는 니시 중령[6]의 이야기나, 전형적인 비이성적 군국주의 꼴통 장교로 묘사된 사람[7]이 결국 자살폭탄 공격을 하러 갔다가 기폭에 실패하자 두려움에 벌벌 떨며 혼자 숨어버리고 전투가 끝난 후엔 자살도 못 하고 시체 사이에서 죽은 척하다 미군 포로가 되는 이야기등[8] 여러가지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특유의 허무주의와 쓸쓸함으로 전쟁을 묘사하는 것이 일품이다.

"이딴 섬 그냥 미국한테 줘버리지."라고 말했다는 이유로 얻어맞은 사이고[9]처럼, 당시 일반 병사들에게 만연했던 어느 쪽이 이기고 지건 그냥 살아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심정도 잘 드러난다. 물론 이오지마 전투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이 전장에 선 일본군 중에 살아서 돌아갈 수 있었던 사람은 참전병사의 1%남짓에 불과했다. 이들이 일본의 친지들에게 보내려고 했던 편지 뭉치조차 훗날 발굴 조사 작업을 벌이면서 겨우 세상에 공개되었을 정도.

2.2. 비화

  • 원래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오지마 전투를 미군 시점에서 본 소설아버지의 깃발의 영화판 촬영을 맡았는데, 당시 촬영 참고를 위해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를 비롯한 당시 일본군 자료 등을 뒤져보다가 '이거 한 번 반대 시점에서 찍어봐도 되겠는데?'는 생각이 들었다 한다.

    이에 아버지의 깃발을 찍기 위해 마련한 필름, 물자, 세트, 배우 등등을 활용해서 아버지의 깃발과 동시에 이 영화를 찍었다. 그런데 웃기게도 원래 만들 생각이었던 아버지의 깃발보다는 이쪽이 더 작품성이 뛰어났고 그 결과 평단은 이 작품을 더 호평했다.

  • 대한민국에서는 일본군을 미화했단 이유로 상영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흥행성이 불투명했다는 이유가 크다. 수입 전쟁 영화는 흥행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게 영화계 격언이고 실제로 미군 입장에서 찍힌 아버지의 깃발도 한국에서는 흥행에 성공하지 못 했다.

    또한 아버지의 깃발 경우는 전쟁 자체보다도 전쟁후 참전용사의 삶의 궤적을 다루고 있지만, 이 작품은 일본군 이야기라는 점도 있어서 더욱 어려운 문제였다. 일본군이 한국에서 어떤 이미지인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또 당시 이오지마에는 조선인 징용자들도 많이 끌려왔었는데 이를 무시했다는 점도 좀 까였다.

  • 일본에서는 개봉당시 4주가 넘도록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3. 기타

3.1. 두 감독의 논쟁

스파이크 리 감독이 이 영화와 아버지의 깃발을 보고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에게 엄청나게 화를 냈다한다.#

링크 기사를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스파이크 리는 이오지마 전투에 흑인들이 참전한 것이 엄연한 역사적 사실인데 이를 전혀 다루지 않은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흑인 미군들의 역할을 깔아뭉개 역사에 먹칠을 했다 라고 공격했고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리가 도대체 역사를 제대로 배웠는지 궁금하다. 이오지마의 수리바치 산 정상에 성조기를 꽂은 군인들 중에는 흑인이 없었다 라며 만약 내가 성조기를 꽂은 군인들 사이에 흑인을 포함시켰더라면 사람들이 날 미쳤다고 여겼을 것이다. 리는 입을 닥쳐라!고 크게 화를 냈다. 그러자 스파이크 리는 나는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다! 이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라며 맞받아 쳤다는 것.

그런데 실상은 두 감독 다 틀린 말을 하는 게 아니다. 즉, 흑인들로만 구성된 상륙부대가 7~900명 정도 이오지마 전투에 참전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당시는 철저하게 흑백 분리 원칙이 지켜지던 때였고 결국 수리바치 산에 성조기를 꽂은 군인들은 네 명의 백인과 한 명의 아메리카 원주민 계열의 군인이었다. 아울러 이 영화에는 엄연히 흑인 미군 병사도 등장한다.(초반부 상륙 당시 장면에서 확인 가능) 때문에 이오지마에 참전한 흑인 병사들의 존재를 이스트우드 감독이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도 아니고 수리바치에 깃발을 꽂은 병사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느라 자연스레 배제된 것뿐인데 스파이크 리 감독이 앞뒤 생각없이 너무 감정적으로 발언한 해프닝이란 것이 대개의 견해이다.

다만 타임지 등에서는 그래도 흑인 병사들이 참전한 것이 명백한 사실이고 좀 더 장면 할당을 할 수도 있었건만 너무 지나가는 식으로만 보여준 것은 좀 아쉬운 부분이었다는 사설을 내보내기도 했다.

3.2. DVD/BD 관련

본 영화는 국내 개봉이 무산된 대신 워너브라더스 홈 엔터테인먼트에서 DVD를 정식 발매 하였다. 다만 이 DVD는 자막의 퀄리티가 심각하게 낮은데 미국 극장 상영을 위해 제작된 영어 자막을 베이스로 번역 한 이중번역 자막이기 때문이다.

한편 국내에는 발매되지 않았지만 미국/일본 등에서 발매 된 BD에는 이 작품의 장기인 영상미가 상당히 잘 살아 있지만 어느 나라에서 발매된 판본에도 한글 자막은 없다. 본 작품은 동굴내에서의 대사나 폭음 등의 잡음이 뒤섞인 상태에서의 대사가 많아 자막이 없으면 시청이 상당히 불편하기 때문에 이 영화의 한국 팬은 진퇴양난...

4. 책: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가케하시 쿠미코가 지은 동명의 불쏘시개. 원제는 쿠리바야시 중장의 사세구 중 하나의 마지막 구절에서 따온 '슬프게 지다(散るぞ悲しき)'이며 위 제목은 국내 발매된 번역본의 제목.

이 번역본의 제목때문에 혼동하기 쉽지만 이 책은 결코 상기 영화의 원작이나 축약본 같은 것이 아니다.[10] '덴노'라는 공허한 존재를 위해 무의미하게 죽어가는 일본군의 모습을 그려내고 그런 죽음을 객관적으로 묘사하여 비판하고 있는 영화와는 달리, 이 책은 쿠리바야시 중장의 편지를 베이스로 해서 은연중에 '피해자 일본'이라는 인식을 강조한다. 즉, 이 책은 명백한 우익 저서다. 역시 일본인이 쓰면 다르다

같은 맥락에서 이오지마를 공격한 미 해병대에 대한 묘사도 '가난한 남부 출신의 무식하고 잔인한 미 해병대는 자비를 모른다.'[11] 라는 대목이 있는 등 비하조이다. 이에 반해 이오지마 일본군들에 대한 묘사는 '어쩔 수 없이 전장에 끌려나온 피해자'로 묘사되는 것이 대부분. 한마디로 대단히 편향적인 시각에서 쓰인 책이다.

실제로 영화의 원작이 된 책은 「옥쇄총지휘관」의 그림편지(「玉砕総指揮官」の絵手紙)이며, 유명세를 타고 넘어온 가케하시의 책과 달리 정발되지 못했기에 읽어보고 싶다면 원서를 구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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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이 영화를 관통하는 대사이다. 가족을 보호하기 목숨을 바쳐 싸우러 왔지만 그 가족이 보고 싶어서 목숨을 바치지 못하는 전쟁의 이상과 현실을 보여준다.
  • [2] 참고로 와호장룡도 이런 경우이나 감독이 미국 출신이 아니다.
  • [3] 이 장면에서 휘하 병사들의 자결을 종용하는 장교는 "제군들, 야스쿠니에서 만나자."라고 말한다. 야스쿠니 신사가 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
  • [4] 사실 상륙하는 적은 무방비 상태이기 때문에 그 순간을 노려서 해안에서 적은 막는 것은 옳은 작전이다. 하지만 당시 일본군의 이 작전을 지원해줄 증원병력도, 해군도, 항공대의 지원도 받을수 없으며, 병력 수도 압도적으로 밀리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동일한 작전을 펼치는 것은 낡은 교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 [5] 개의 주인인 가족이 살려달라고 애원하자 몰래 뒷마당으로 대려가서 허공에 총 한방을 쏘고 "조용히 시키라"라고 말하고 나왔지만 개가 다시 짖어서(...) 상관이 직접 들어가서 개를 죽이고 싸대기를 날린다.
  • [6] 니시 다케이치(西 竹一). 당시 계급 중령이며 남작의 작위도 수여받은 인물. 1932년 L.A. 올림픽 승마 부문 장애물 비월 종목 금메달리스트로 유명한 실존인물이다. 미일 관계가 우호적이었을 때는 우정의 증표로 특별히 제작된 콜트 M1911A1 권총을 선물받은 적도 있으며, 당시 미군들 사이에서도 매우 유명했다. 이오지마에서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신은 찾지 못 했으며 정확한 전사일시나 장소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이견이 있다.
  • [7] 이토 해군 대위. 참고로 영화 오리지널 인물로 실존 인물은 아니다. 배우는 나카무라 시도
  • [8] 참고로 이 인물을 포함하여 이 영화에선 통념과 달리 육군보다 해군들이 전반적으로 무능하고 낡은 사고 방식을 가진 것으로 묘사된다. 사실 실제로도 필리핀마닐라 전투와 더불어 일본 육군보다 해군이 더 무능했던 몇 안 되는 전장이 이오지마이기는 했다.
  • [9] 처자식을 두고 군대로 징집된 젊은이로, 역시 실존 인물은 아니다. 참고로 사이고로 분한 아라시의 멤버인 니노미야 카즈나리는 이미 결혼한 남자 역할인 사이고를 연기하기에 얼굴이 너무 청소년 같아 보여서 괴리를 느끼는 사람도 있으나, 당시엔 조혼이 흔했던 것을 감안하면 넘어갈만 하다.
  • [10] 다만 책 자체는 영화보다 1년 빨리 출판되었다.
  • [11] 이걸 무조건 비하로 보긴 어렵다. 당시 일본군은 실제로 미 해병대에 대한 이미지를 저런식으로 병사들에게 교육시켰다. 이는 같은 시대를 다룬 더 퍼시픽에서도 드러나는데 거기선 '죄수들을 해병으로 훈련시켜 투입하기 때문에 잔인무도하다.'미래를 알아본 일본군?고 언플하는 게 묘사되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적에 대해 연구 분석하여 파악하고 대비하기는 커녕 얕잡아보고 우습게 알다 된통 당한 일본군의 병크중의 병크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