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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차

last modified: 2015-04-14 18:50:57 Contributors

音借

Contents

1. 한자의 음을 빌려 타국의 언어를 표기하는 것
2. 어떤 언어의 소리를 그 언어에서 사용하지 않는 다른 문자로 나타내는 것

1. 한자의 음을 빌려 타국의 언어를 표기하는 것

예: 생각 → 生覺

동북아시아 역사에서 자주 사용되었던 고유명사 표기법이다.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북아시아 제민족들은 고유한 문자가 없었기 때문에 중국의 한자를 이용해서 자기네 언어를 문자화했다. 이때 가장 자주 사용되었던 것이 음차이다. 해당 언어의 발음과 비슷한 한자를 이용해서 표기했던 것. 다만 동북아시아의 여러 민족 및 국가들 자체적으로 한자를 이용해 고유명사를 표기했을 것은 분명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기록을 남기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까지 남아 있는 음차의 사례는 거의 중국에서 자의적으로 음차한 것들이다.

이민족의 국호나 인명, 지명 등은 모두 이러한 음차를 통해 기록에 남았다. 음차된 발음과 실제 해당 이민족의 발음이 모두 남아 있는 경우를 비교해 보자면, 투르크(튀르크)와 돌궐(突厥), 몽골과 몽고(蒙古)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음차 기록은 거의 중국측 기록에만 남아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원래 발음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또한 중국의 입장에서 음차를 한 것이 대부분이므로 중국과 해당 이민족의 관계에 따라 음차에 사용된 한자의 뜻이 괴랄한 경우도 있다. 흉노(匈奴 : 오랑캐 흉, 종 노)가 대표적.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세종대왕훈민정음을 만들기 이전의 고유명사는 거의 음차로만 남아 있다. 하지만 다른 이민족과 달리 우리나라는 대단히 오랜 기간 국가를 유지했고 한자 문화도 크게 발달했기 때문에 중국이 일방적으로 사용한 음차가 아닌, 우리나라 입장에서 선택한 음차가 남아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대표적으로 신라는 서라벌, 사라, 사로 등의 다양한 음차가 전해져오는데, 지증왕 때 좋은 뜻을 가진 한자를 골라서 신라라고 국명의 음차를 선택했다. 고구려장수왕 때 역시 좋은 뜻을 가진 한자를 골라서 고려로 국명을 확정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좋은 것만 드려요

뜻을 빌려 쓰는 훈차로 적을 때도 있었는데, 이것은 고대 한국어를 복원하는 중요한 소재로 예를 들면 새말-신촌(新村), 길동-영동(永同) 등이 있다. 삼국사기에는 '백성군 사산'에 사는 사람인 소나(素那)소나 말고를 금천(金川, 쇠내)이라고도 했다는 기록이 있는데[1], 전자는 음차, 후자는 훈차로 같은 인명을 다르게 적은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고대 인물 중에도 음차, 훈차로 따로 적었을 뿐 동일 인물이 아닌가 하는 주장이 제기되는 인물이 있다. 견훤의 아들 금강-수미강이 대표적. 다만 이런 방식은 신라 경덕왕 이후 지명을 전부 중국식으로 바꾸고 이름 역시 현대에도 보편화된 한자 이름 두 글자로 쓰는 방식이 퍼진 후에는 많이 없어진 편. 순우리말 지못미 그래도 비교적 신분이 낮은 사람이나 순우리말을 음차한 것으로 보이는 단어들은 조선시대까지 찾아 볼 수 있다.

아시아를 亞細亞(아세아)로, 프랑스를 佛蘭西(불란서) 등으로 적는 것도 이에 해당된다. 그런데, 이를 가차(假借)로 알고 있거나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교과서나 시중 한자 교재를 펼쳐 보면 이를 가차의 예로 드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것들은 엄밀히 말하면 가차가 아니라 음차이다.

2. 어떤 언어의 소리를 그 언어에서 사용하지 않는 다른 문자로 나타내는 것

영어: transliteration

예: apple → 애플

대표적인 예로는 워크래프트3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게임의 한글판에 등장하는 유닛들은 모두 음차 처리된 이름을 가지고 있다. 가령 knight는 기사라고 번역될 수 있지만, 게임 내에서는 '나이트'로 표기된다. 이후 스타크래프트2에서는 한역 명칭으로 모두 변경.

대체되는 단어가 없거나 고유명사인 경우에 한해서 음차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 정론이지만, "아무래도 영어가 간지가 나지 않냐?" 같은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음차가 남용되기도 한다. 반대로 번역과정에서 번역가들에게 고민이 되는 것중에 하나는 명사를 '일반명사'로 써야 자연스러울지, '고유명사'로 써야 자연스러울지로서, 위의 '애플'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애플은 일반명사로 '사과'를 뜻 할 수 있지만, 아이폰아이패드를 만드는 회사인 '애플'은 고유명사이기 때문.[2] 그나마 영어에서는 일반 명사와 고유 명사의 차이를 나타낼때 고유명사는 알파벳 첫 문자를 대문자로 쓰는 것으로 나타낼수 있지만, 설령 이것을 알아도 한글에서는 이를 나타내기가 매우 힘든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제대로 번역했는데도 지멋대로 번역했다고 까이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2014년 4월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경우 한자를 사용하는 국가에서는 공식 한자명칭이 알려지지 않아 처음에는 가장 흔한 단어로 음차하여 歲月號[3]로 보도하였으나 공식 명칭인 世越號[4]가 알려진 이후 수정 보도하고 있다.

양판소나 게임에서 배경이 서구식의 판타지인 경우, 아무래도 그 세계관을 잘 나타내는 방법중 하나가 '드래곤'[5]이나 '매직' 같은 식으로 영어 음차를 나타내는 것이라 그런지 음차가 자주 등장한다.

존 로널드 루엘 톨킨의 저서는 작가 본인이 번역 지침을 두었기 때문에 불가피한 것 외에는 음차를 거의 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그런 것이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톨킨 저작이 대중화되기 전에는 매우 어색하게 여겼다. 이는 윗 문단처럼 하도 음차표기를 남용하는 양판소의 탓이 컸다.

톨킨의 저작과 함께 이를 상당히 일소한 것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번역지침(사실 이것도 톨킨식 지침의 연장선이다)을 들 수 있는데, 이전까지 이어 오던, '얼마든지 번역 가능한 명사'를 음차표기가는 관습을 과감히 버리고 대부분 한국어 조어로 옮겼다. 반발이 꽤 있었지만 사용자들은 익숙해졌고, 오히려 순 국산 게임이랍시고 만든 작품들이 음차 표기를 하는 현실에 충분한 쇼크가 되었으며, 그 충격 이후로 고유어나 한자어를 사용하는 게 보편화되었다.

단순한 음차 오류를 오역이라 지칭하는 경우가 왕왕 보이는데, 쉽게 말해 음차는 소리를, 번역은 뜻을 옮기는 것이므로 구별해 쓰자. 예를들어 얼음과 불의 노래 국내 번역본에는 분명 수많은 오역이 존재하지만, Jaime를 '제이미'가 아닌 '자이메'로 옮긴 것 등은 오역과는 무관한 문제다.

핀란드어에스토니아어는 영어랑 같은 라틴문자를 쓴다 뿐이지 음차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예를 들면 band(밴드)를 각각 bändi(밴디)와 bänd(밴드)로 적는다던가, team()을 각각 tiimi(티미)와 tiim(팀)으로 적는다던가, loser(루저)를 각각 luuseri(루세리)와 luuser(루세르)로 적는다던가... 같은 라틴문자를 쓰는 언어끼리 이런 식의 '음차'를 하는 다른 경우가 있는 지 확인바람. 물론 예전에 예를 들어 스페인어에서 football(축구)을 fútbol로, baseball(야구)을 béisbol로 음차해 단어를 들어오는 식의 일은 있었지만, 핀란드어와 에스토니아어의 경우는 요새도 이러고 있다는 거.

한국에서는 영어발음을 표기할때 "ㅡ"를 질질 끄는게 뭔가 관습화되어있다(...) 실제로 들어보면 여러 영어권 국가들의 사투리를 고사하고 영어발음은, 특히 대한민국에서 거의 표준화된 샌프란시스코식 발음은 자음이 홀로 표기될시 "ㅡ"가 딱히 없을정도로 간결하며 특히 끝에 질질 끄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굳이 표기해야하는 경우는 단어의 중간이나 끝에 자음이 홀로 붙은 소리를 자음 홀로는 완전한 글자가 아니기 때문에 표기하지 못할 때나 써야 원래 발음에 더 가깝다[6]. 하지만 일상적으로 영어단어 끝에 자음, 특히 r이 들어가있는 경우 질질 끄는 표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얼마나 어색한 표기냐면, 햄버거를 '해므버르거르'라고 표기하는 것이다 일본어?[7][8]. 왜 이렇게 되었는지는 진단하기 어렵지만, 아마도 일본의 영문 표기에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을까 의심해본다. 이곳 리그베다위키에도 영어 고유명사인 항목들은 거의 전부 이 질질 끄는 표기로 되어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영어 발음을 완벽하게 한글로 옮기는건 불가능하지만, 확실한것은 굳이 모든 자음을 'ㅡ'로 표기하는것보단 간결하게 끝내는게 원래 영어발음에 더 가깝다. 만약 음차에 대한 규칙이 있다하더라도, 고유명사들 만큼은 영어든, 어느 언어든 원래 발음을 최대한 살려 표기하려고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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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원문은 '素那(或云金川)白城郡蛇山人也', 해석하면 '素那(또는 金川이라고도 한다)'. 심지어 이 예문은 고등학교 1학년 국어2 교과서에도 실려있다.
  • [2] 예를 들어 '나는 사과를 한 입 깨물었다'라는 문장을 '나는 애플을 한 입 깨물었다' 라고 바꾸는건 일반 명사를 이유없이 바꾸는 이상한 행동이지만, '나는 애플 제품을 구입하였다' 라는 문장을 '나는 사과 제품을 퍼체이스하였다'라고 하는 것도 병맛 넘치는 번역인 것이다.
  • [3] 시간이 흐른다는 의미로 보면 여러 가지 해석도 가능하다.
  • [4] 세상을 초월한다는 의미.
  • [5] 실제 영어 원어 발음이나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는 드래건이지만, 이렇게 표기한 예가 매우 적다보니...
  • [6] 예: status-스태터스. 자음 홀로 표기가 가능하다면 ㅅ태터ㅅ가 훨씬 가깝지만, 완전한 글자가 아니기에 불가능하다
  • [7] 예: 워해머 40K엑스테르미나투스-실제 발음은 엑(익)스터미나투(터)스에 더 가깝다. 아드라스티아가 하는 발음을 들어보자
  • [8] 다른 예를 들어보면 모르도르. 영화 내의 발음을 들어보면 '몰돌'에 더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