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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제협 MBC 출연 거부 사태

last modified: 2019-10-10 01:26:06 Contribu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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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중 문화계 3대 흑역사 중 하나. 만화계에 정병섭군 자살사건이 있고 게임계에 번들 CD경쟁시대가 있다면, 연예계에는 바로 이 사건이 최악의 흑역사라 할 수 있다.

Contents

1. 사건의 시작
2. 전개,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의 MBC 출연 거부
3. 결말
4. 그 후...


1. 사건의 시작

사건의 시작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MBC 시사매거진 2580의 '스타와 연예산업(2001년 6월 17일 방영)' 은 다음과 같은 오프닝 멘트로 시작되었다.

하룻밤에도 수많은 스타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명멸해간다. 스타시스템의 속성으로 넘겨버리기에 한국적 상황은 심각하다. 한국에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이미 주요산업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이 산업의 주역이랄 수 있는 스타들에 대한 관리는 가히 봉건적이다.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매니지먼트사는 스타들을 매우 소모적으로 소비하고 있고 스타들의 생명은 짧아져만 간다. 일방적인 매니저와 연예인의 계약관계와 그로 인해 일회용 패스트푸드로 전락하고 있는 연예계의 비애를 들여다본다.

의미심장하기 그지없다. 한국 음악사, 그리고 방송사 50여년만에 거의 최초라고 불릴 수 있는 연예계의 문화 부조리를 철저하게 파헤친 방송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후로 다시금 이같은 레벨의 방송은 만들어지지 않았지만.[1] 하여간 방송의 내용은 (일반 대중들에게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소문으로만 떠돌았던 '노예계약' 의 실체가 처음 공개됐다. 특히 가수 이은미씨는 인터뷰를 통해 "노비문서" 라 표현하면서 연예산업의 불평등한 관행을 내부 고발했다. 특히 H.O.T.의 장당 100원 계약, JTL의 연예활동 어려움 등은 아이돌 시장의 극악한 열악함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2580은 단 한 번도 거론되지 않았던 연예계의 어둠을 세상 전면에 끄집어냈다. 다음은 주요장면.

토니안 : 1월 29일 날 그날 SM 대표자분께서 저희에게 오셔서 "H.O.T는 오늘 이후로 해체를 할 것이니 각자의 길을 가도록 합시다" 라고 말씀을 하셨어요. 충격도 많이 받았고 마음이 떠날 수밖에 없었죠.

- (SM 측과의) 계약 조건은 어느 정도였습니까?

이재원 : 대부분의 멤버들이 (앨범 한 장당) 20원인 걸로 알고 있고요. 사실이고...

장우혁 : 동등한 위치에서 같이 도움도 주고 힘들 땐 위로도 주고 그런 관계 있잖아요. 10년, 20년, 30년 가서 같이 그렇게 소속사도 커가고 가수도 같이 끝까지 같이 가주는 그런 형태가 제일 좋죠.

- 어린 학생들로 이루어진 한스밴드는 전속계약에 따른 강행군으로 몸과 마음이 지쳤음을 토로했습니다.

김한나 : 방송 쫓아다니고 행사 쫓아다니고 그러느라고 쉴 시간도 없구요. 계속 피곤한 게 쌓이니까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그래서 좀 그런 게 힘들었구요.

김한별 : 상품 보듯이 그렇게 하지 않구요, 저희와 함께 상의하고 의견 같은 거 물어보면서 같이 상의하거나 하나가 돼서 같이 모든 걸 다 해나갔으면 좋겠어요.

- 이은미씨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이은미 : 아마 노비문서라는 말이 거의 그러한 얘기랑 흡사할 거예요. 가수는 권리가 없어요. 그래서 그 음반의 판권을 갖고 있는 사람이... 요즘에 많이 나오죠. 그런 음반들... 편집 음반들 많이 나오잖아요. 아무데나 가져다가 그 가수의 이름을 넣어서 그 가수의 곡을 집어넣어도 법적인 제재를 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2. 전개,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의 MBC 출연 거부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가 발끈하고 나섰다. '노비문서' 란 표현을 문제 삼으며 방송 자체가 왜곡·편파보도라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보듯이 그 발언은 2580측이 아니라, 한참 선배인 이은미가 한 거다(...) '스타와 연예산업' 방송 다음 주에 벌어진 그 사건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2001년 7월 10일 일어났던 '진풍경' 이었다.[2]

박진영, 신승훈, 김건모, 탁재훈, 스티브 유, 조성모, 구본승, 김현정 등 선배들이 앞쪽에 자리잡았고 그 뒤편에 후배들인 god, 베이비복스가, 그리고 연기자인 김정은, 이휘재, 강병규[3] 등이 진을 쳤다.


연예제작자협회 간부들은 기자회견장 앞에 앉아 가수들의 기자회견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당시 가수들이 했던 발언들은 다음과 같다.

김건모 : 저희가 수험생인데 밥을 먹고 공부를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는데 부모님께서 너 공부해라 하는 말을 들으면 공부할 마음이 안 납니다. 저는 글쎄 비유가 적절했나 모르겠지만 열심히 하려는 저희 가수들을 더 북돋아주지 못할 망정 노예란 말로 몰아세운 그 점이 저희를 이 자리에 모이게 한 것 같습니다. 시사매거진 2580은 이를 편파, 왜곡 보도한 것이므로 사과하지 않을 경우에는 연예인들도 무기한 MBC TV에 출연을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김태형 (전 소방차 멤버) : 내가 아는 제작자 중 시사매거진 2580에 나오는 제작자 같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가수 출신 제작자인 내가 보기에 2580이 보도한 내용은 연예인들과 제작자 및 연예매니저의 관계를 지나치게 종속적인 관계로 표현했다.

신승훈 : 가수와 매니저들은 대부분 '동반자' 로 생각하고 일하는데 2580이 보도한 종속적 관계의 '노예' 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박진영 : 저희도 여기에 앉아서 '대한민국에 그런 계약이 절대 없습니다' 라고 말할 생각은 없고요. 분명히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를 전체로 이야기한 그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연예인과 매니저의 일부 종적인 관계를 전체인 것처럼 보도한 것과 '노예계약' 이라는 단어를 선택해 연예인들에게 부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킨 것은 잘못된 것이죠.

저 발언들은 이런 일이 있은 뒤에 나온 발언들이다.


MBC 김00 차장은 매니저들의 완력으로 끌려나와야 했다.

또 다른 '진풍경' 도 벌어졌다. 초상권 문제가 있으니 MBC 카메라는 나가달라고 한 것이다. MBC 시사매거진 2580의 김00 차장은 "우리는 '노예' 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 며 "취재를 방해하지 말라" 고 말했으나 결국 가벼운 몸싸움 끝에 쫓겨났다. 매니저들은 MBC 뉴스의 문00 기자에게도 나가줄 것을 요구했으나 문00 기자는 "나는 '2580' 소속이 아닌 '뉴스' 기자다" 라며 항의했다.

그러자 수십 명의 매니저들과 기자들이 함께 뒤엉켜 문 기자를 둘러쌌다. 연제협측에서 "우리는 MBC 기자는 초청하지 않았다" 고 말하자 문 기자는 "기자가 기자회견에 초청 받고 오는 일은 없다" 고 답변했다.

급기야 연제협측에서는 "(문 기자가 앉은) 의자채 들고 나가라", "MBC 기자가 기자냐?" 등의 말을 퍼부었으며 기자들이 문 기자가 끌려나가는 장면을 향해 플래시를 터뜨리자 "사진 찍지 말라", "가수 기자회견이니 가수만 찍어라" 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이에 기자들은 "기자회견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모두 찍을 수 있다" 고 항의했다. 결국 문 기자는 한 여성매니저에 의해 밖으로 쫓겨났다.

'스타와 연예산업' 을 보도했던 이상호 기자는 그 광경을 지켜보던 심정을 나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그들을 위해 기사를 썼다고 생각했는데 자기들이 노예가 아니라고 외치니 다리에 힘이 빠지더라" 고.[4]

이후 연제협 연예인들의 MBC 출연 거부로 인하여 MBC는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 큰 차질을 빚었다. 음악캠프의 경우 기자회견 이후 방송된 회차에서는 박진영의 무대를 제외한 다른 가수들의 무대 대신 뮤직비디오만으로 대체되었으며 이후 한 달 가까이 결방되었다. 다른 예능프로그램들도 녹화분이 떨어진 이후 하이라이트 식으로 편집되어 방송되었다.

쉽게 정리하자면, 노예계약의 피해자측인 연제협에서, 오히려 노예계약을 인정하고 있던 상황이다. 즉, 자신들이 당하는 불이익을 인정한다는 얘기.

3. 결말

결국 MBC 예능국장이 직접 사과를 하며 이 일은 흐지부지 되어버렸다.

결과적으로 노예 문서가 있다고 주장한 중견 가수는 가수 이은미, 록커 김경호 둘뿐이었고 나머지는....
그마저도 둘이 방송에 안나오면서 완전히 사그라들었다.[5]

4. 그 후...

MBC는 연제협, SM등 총 7곳에서 제기한 소송에서 모두 승소하게 된다.

그리고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연예계 노예문서, 즉 불공정 약관 개선 명령을 내렸다.



연제협 사태는 이후 불거진 그 어떤 기획사와 소속 연예인간의 갈등보다 거대한 규모였으며 실제로 사회 문제로까지 발전한 상황이었다. 연예인 계약 문제에 있어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계약을 이루어낼 수 있을 명백한 기회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해야 할 연예인들이 앞장서서 반대하는 바람에 사건 자체가 없었던 일인 양 취급되게 된다.

이는 연예인과 기획사간의 계약이 보다 긍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선례가 될 불씨가 너무나 허무하게 사그라들었음을 의미하고 연예계의 보다 수평적인 관계가 이루어지는 데 있어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10년이 넘은 지금조차 박효신, 박희수[6], 윤하 등의 소속사 관련 문제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반면 한국 연예계 사업이 성장하고 빅 스타들이 탄생하면서 드라마 한 회씩 5천만원을 받는 배용준의 사례처럼 연예인이 노예화되는 상황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고는 보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비록 연예계가 양극화가 심한 곳이라고는 하지만 이제는 매니지먼트 사업도 어느 정도 합법적인 궤도에 올랐고 다양한 기획사들이 존재하고 계약 기간이 끝나면 소속사를 옮긴다거나 1인 기획사를 설립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 작금의 현실이니 더이상 노예계약 등의 불공정한 처사는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인 것. 그 1인 중심의 거대기획사에서 2012년에도 일이 벌어지는 건 애교 "성공한 유명 연예인들이 노예계약이니 노비문서니 하는 건 공감하기 어렵다." 는 경우도 많은데 예를 들어 저 위에 노비문서를 언급한 이은미씨는 30억원대 호화빌라에 산다. 다만 가수 이은미 외에는 중견 가수들은 오히려 연제협을 발벗고 도와줬으니 문제. 연제협을 도와줬던 가수중에는 김건모, 신승훈, 박진영같은 가수들이 많았다.쓰레기들 자신들은 잘 먹고 잘 사니 관련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불공정계약을 한 후배를 도와주는 PD,기자들을 쓰레기 취급하는 사람들. 오히려 진짜 어려운 것은 유명 소속사에 소속되지 않은 무명 연예인들이라는 것.

하지만 자신의 권리 찾기와 돈 많이 버는 건 다른 문제인데 삼성 사원은 돈 많이 벌고 중소기업 다니는 사람들은 힘드니까 삼성 직원들은 노조고 탄압이고 그딴 걸로 징징거리지 말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인 것과 마찬가지.

뭣보다 '노예' 라는 표현 때문에 돈을 못 번 사실에만 치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90년대에 엄청난 인기를 얻어 외제차 타고 다니던 가수들 중에도 '불공정계약' 에 묶여있는 경우는 아주 많았다. 음반 판매량을 정확히 알려주지 않고 제대로 정산을 해주지 않는 대신 난데없이 비싼 차를 사주거나 비싼 월세나 전세를 얻게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우회적으로 인기를 실감케 하는 방식을 썼던 것. 이런 사정은 심지어 왠지 할 말은 하고 살았을 것 같은 가수들이나 메이저급 가수들도 마찬가지였고 위에 언급된 유명 인기 가수들 중에도 포함되는 사람들이 있다. 진중권의 문화 다방에서 있었던 강헌과의 대담에서 관련 내용을 언급한 바가 있다. 29회 참조. 대영 AV와 관련한 일화들은 윤종신이 라디오 등에서 우회적으로 언급하고 넘어간 적이 많다. 직접적으로 까기 위해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고 결국엔 '그래도 당시 사장님들이 사람 좋은 편이었지' 라는 결말로 끝내기는 했지만 표면적으로 미화하고 넘어간 것일 뿐 당사자이기도 했던 윤종신 스스로 그 일화들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재미삼아 했을 리는 없다.

사실 이런 2000년대 이전의 가수들의 경우 '계약에 묶여있다' 고 표현하기도 애매한 게 계약 자체가 없는 경우도 많았던 터라... 그나마 노예계약서는 법적 증명이라도 가능한데 계약서도 없는 경우엔 그야말로 코가 꿰여서 계속 갈 수밖에 없는 거다. 어떻게 보면 이 사태 이후 대형 기획사들이 법적으로 '개선명령' 을 받은 상황 자체가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조금이라도 투명해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계약서를 써야 했기 때문에' 발생한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다. 예전 같으면 때리거나 협박을 하는 걸로 넘어갔을 부분들을 계약서로 대체하면서 불합리한 계약조건들을 명시하게 됐고 그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됐던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됐건 진심이든, 분위기에 의한 강제이건 간에 정작 피해 당사자인 연예인들까지 나서서 병크를 저질렀던 덕분에 '연예계의 불공정 갑을관계' 는 대중들의(팬덤이 아닌 일반 대중) 머리속에 깊이 각인됐고 이로 인해 사회적인 감시의 시선이 어느 정도라도 생겨나는 싹을 틔우게 되는 계기가 됐던 사건이다.

MBC의 예능국장과 보도국장이 "같이 의기투합하여 연제협에 저항했더라면 도리어 MBC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지 않았겠느냐?"는 말도 있다. 사실 연예인은 대중의 관심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미디어가 필요한데 메이저 방송국 하나랑 담을 쌓으면 손해보는 것은 어디까지나 연예인이다. 물론 MBC도 손해야 있겠지만, 방송국으로서 컨텐츠를 만들어낼라면 어떻게든지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 자유로 가요제와 관련해서 무한도전 측을 비난하는 제작자들의 배후가 연제협이 아니냐는 의견도 올라오면서 이 사건이 댓글 등으로 언급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나 밥그릇 뺏겼어요 징징"스런 기사나 쓰고 있었다. 가수들도 예능하는데 뭐가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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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빈말이 아니다. 이 사태 이후로 동방신기, 카라 사태 등이 일어났을 때도 시사 프로그램은 제대로 된 정보 수집을 하지 않고 인터뷰나 찌라시에만 의존하는 수준의 프로그램이나 내보내고 있었다. 결정적으로 이 방송이 연예인을 위한 방송이었다면 이제는 그냥 사태 지적, 까기에 중점을 두어서 초점이 다르게 맞춰진 경우가 많다.
  • [2] 여담으로 이 날의 사진은 천재교육에서 나온 제7차 교육과정 고등학교 정치 교과 98쪽에 실려있다.
  • [3] 야구선수 시절의 선수협 활동을 생각하면 꽤 충격적이다.
  • [4] "스타급 가수 백여명이 63빌딩에(서) 저를 성토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했을 때는 정말이지 눈앞이 캄캄했답니다. 조국을 떠날까도 생각해봤습니다". 이상호 기자는 이후로도 연예뉴스 앵커와 특종 보도들로 활약하다가 프리랜서 기자로 전직하여 독자 활동중이다. 물론 김남수의 기술과 故 진영을 다룬 탐사보도의 경우 같은 경우엔 상당한 논란이 있다.
  • [5] 외압을 받아 못나왔을 것으로 추정.
  • [6] 나는 가수다 2의 새가수 초대전에 나왔던 가수로 1998년 데뷔하였으나 앨범 1장을 내고 소속사와 마찰이 생겨 결국 가수 활동을 중단하게 된 가수이다. 결국 동물원이나 시장 같은 곳에서 돌아다니며 행사를 하고 다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