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HRSS

앵커리지 국제공항

last modified: 2015-02-15 16:06:23 Contributors

Contents

1. 소개
2. 리즈시절
3. 쇠퇴
4. 노선망

1. 소개

ICAO: PANC
미국 알래스카앵커리지에 있는 공항이다. 왕년에는 대한항공의 준 허브 역할을 하던 곳.

알래스카 항공의 허브공항이자, 페덱스의 화물 허브다.


공항 위성 사진. 앵커리지 시내에서 남쪽으로 10여km 거리이다.

다르게는 테드 스티븐스 앵커리지 국제공항이라고 부른다. 북극항로의 중심에서는 비켜나 있지만, 앵커리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극해권에서 제일 큰 도시로서 그 중요도가 높았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옛 소련이 있었던 냉전 시대만 해도 그 중요도는 엄청났다. 미국에서 망망대해 태평양을 가로지르지 않고[1] 육지에 붙어 가다 보면 필연적으로 들리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중간에 이 공항에 도착하여 승무원을 교대하거나 여객기에 연료를 채운 후 다시 가는 게 일반적이었다. 당시만 해도 유럽을 가려면 동남아-중동 루트를 통해 밑으로 돌아서 가든가 아니면 거꾸로 여기를 들러서 넘어갈 수밖에 없게 되어 있었다. 소련중국 영공을 통해서 갈 수 없었으니까.[2] 똑같은 이유로 중화민국 국적기가 양안관계 때문에 중국 본토와 중화민국을 오가는 여객기 이외에는 중국 영공을 통과할 수 없어서 유럽 쪽으로 갈 때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을 중간에 경유한다.

2. 리즈시절

리즈시절에는 미국을 출발해 대한민국, 일본, 홍콩으로 가는 항공편들 다수가 이 공항에서 중간 기착했다. 당시 여객기의 항속 거리가 엄청나게 딸렸기 때문이었다. 군용기는 태평양 무기착이 1940년대부터 가능했지만 그게 여객기에 적용되기까지 30년이나 더 걸렸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 서부 지역까지는 직항이 가능했지만, 동부 지역을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어딘가 한 군데에서 중간 기착을 해야 했고 그 중에서 가장 거리 손실이 적은 곳이 앵커리지였다. 고속도로로 치면 휴게소를 생각하면 되겠다. 공산권 영공인 소련중국 때문에 시베리아를 가로지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항공편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나마 일찌감치 소련과 항공협정을 맺어 유럽으로 갈 때 시베리아 상공을 통과할 수 있었던 일본은 상황이 더 나았지만, 그래도 일본에서는 미주 노선이 걸렸다.

1969년 3월 1일 한진그룹이 인수하여 갓 민영화되었던 대한항공은 1970년대부터 앵커리지를 경유하여 파리(오를리)행 노선을 뚫었고, 뉴욕이나 시카고도 여기를 거쳐 가는 항공편이 있었을 정도였다. 1984년대한민국 취항을 시작한 루프트한자프랑크푸르트에서 출발하여 이 공항에서 중간 기착한 뒤 서울로 갔다. 한때 이 공항은 대한항공의 포커스 시티[3]로 성장했으며, 중간 기착지로서 앵커리지에 엄청난 돈을 가져다 주었지만...

대한항공뿐만 아니라 일본항공도 마찬가지의 이유로 이 공항을 포커스 시티로 삼았고, 일본 경제의 고도 성장기와 맞물린 항공교통 수요의 급증으로 공항 내부에는 중간에 급유를 받는 시간 동안 여객 터미널에서 쉬는 일본인들을 위한 시설도 생기게 되었다. 그 시절을 기억하는 일본의 장년층들 중에서는 경부선 대전역 가락국수처럼 아직도 앵커리지 국제공항에서 팔던 우동에 대한 추억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우동집에 대한 이야기는 이 곳을 참고하면 된다. 요즘이야 미국이나 유럽의 중소도시에서도 일식집을 그럭저럭 찾을수 있지만, 당시에는 일식당이 드물거나 있어도 쉽게 가기 어려운 고급식당 정도라 장기간 외국에서 체류하고 돌아오던 길에서 만난 일본음식에 반가운 마음으로 많이 먹었다 추억하는 듯. 다만 맛있었다는 기억하는 사람은 적은 것 같지만

대한항공의 앵커리지 중간 기착에 관해 이 곳에서 앵커리지 경유 유럽 노선, 미주 노선들을 볼 수 있다.

3. 쇠퇴

1988년, 항속거리 12,000km보잉 747-400이 등장하고, 1990년부터 냉전이 종식되면서 이 공항의 운명도 급격히 변하고 내려갈 공항이 되었다. 이제 급유를 위해 중간 기착하러 앵커리지를 들릴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물론 화물기들은 대개 여객기보다 항속거리가 딸리기 때문에 아직도 미주노선 화물기들은 이 공항을 경유하고 있다. 인천 → 앵커리지 화물기가 불과 20분 사이에 7~8대의 화물기(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페덱스까지)가 앵커리지를 향해 출발하고 있다.

결국 외환위기 + 24시간 영업을 하는 인천국제공항이 생기면서[4] 토론토행이 직항으로 변경되는 크리도 맞았다.[5] 그래도 2005년까지 뉴욕행 노선이 앵커리지에서 중간 기착한 후 가곤 했다. 주 3회였지만...;;; 그러다가 2005년부터 그 중간 기착마저 없어지면서 이 공항으로 오는 대한민국발 항공편은 완전히 없어졌다. 그래도 여름에 가끔 가다가 대한항공에서 전세기 편성을 해 주는 경우는 있다. 그 외에는 비상 착륙 용도로나....

하지만 이제 대한민국에서 이 공항을 가는 일반적인 방법은 시애틀 타코마 국제공항에서 갈아타는 게 기본이 되어 버렸다.

4. 노선망

현재 경도 180도선을 넘어가는 노선은 사실상 없다. 서쪽으로 가봐야 알류샨 열도가 전부. 반대로 동쪽으로 가는 노선이나 알래스카 내부 노선은 알래스카 항공이 열심히 굴려주고 있다. 물론 여름이 되면 항공편이 늘어난다.
----
  • [1] 당시만 해도 항공기의 기술이 부족하여 쌍발기는 무조건 ETOPS(쌍발기에 적용되는 항로 제한. 엔진 하나가 고장났을 때 정비 등을 위해 다른 공항 및 비행장에 비상 착륙해야 하는 시간 제한이다. 뒤에 붙는 숫자가 제일 가까운 공항까지의 소요시간(분)을 의미하는데, 그 시간 이상으로 떨어진 거리로는 비행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물론 3발기 이상은 그런 거 없다.)가 적용되었다. 지금도 쌍발기에는 ETOPS 규정이 적용되며 777의 경우 ETOPS-207까지 땄다. 이 말은 곧 엔진 하나가 고장났을 때 다른 엔진으로 운항할 수 있는 시간이 3시간 27분(207분)이라는 뜻이며, 3시간 27분 안에 다른 공항에 비상 착륙하라는 뜻이다. 787의 경우 3시간(180분)이 본래 ETOPS지만 보잉의 인증 및 승인을 받으면 5시간 30분(330분)까지 ETOPS를 연장할 수 있다고 한다. A350의 경우 ETOPS를 최대 5시간 50분(350분)까지 늘리기 위해 설계 중이라고 한다.
  • [2] 사할린 상공에서 일어난 대한항공 피격 사건이 일어난 이유이기도 하다. 대한항공기가 소련 영공으로 들어와서 사할린 상공을 난 건 사실이니까.
  • [3] 허브 공항은 아니지만, 다수 항공편을 투입하는 공항. 대한항공의 예를 들면 김해국제공항, 제주국제공항이 해당된다.
  • [4] 김포국제공항은 심야에는 이착륙이 제한된다. 고로 커퓨(Curfew/통금이라는 뜻) 타임이 적용된다. 그래서 앵커리지에서 연료를 넣을 겸 쉬면서 김포국제공항에 착륙할 시간을 맞추기도 했다.
  • [5] 사실 IMF 이전부터 꾸준히 줄어들고 있었다. 역시나 결정적인 이유는 탈냉전과 신 기재 도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