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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펜팔 피아노

last modified: 2015-04-08 20:26:03 Contribu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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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말에 PC통신 유머게시판에서 처음 유포되었던 이야기이다. 아래는 원문.

저는 가나에 있는 친구와 펜팔을 합니다.
가나에 있는 친구는 저에게 선물을 보내야 겠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물건을 보내서는 필요 없을수도 있다고 생각했나봅니다.
그래서 돈을 한장(!!)보내왔습니다.
그길로 외환은행에 갔습니다.
은행에서는 그 한장(!!)이 열장이 있어야 10원이 된다고 하는군요...
황당했습니다. ㅡㅡ;;;
어쨋든 선물을 받은 저는 무언가로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3,000원을 보냈습니다.

얼마후........
그 친구에게서.. 답장이 왔습니다.
정말 황당했습니다.. 뭐라고 오신지 아십니까??
.
.
.
.
.
"고마워. 그 돈으로 피아노 샀어 ㅜ.ㅜ "
이런 가나!!

아프리카가 워낙 물가가 싸기 때문에 한국에서 보낸 돈 몇 천원으로 피아노를 살 수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나라 이름과 돈 액수가 바뀔 때도 있다.

africapiano.jpg
[JPG image (Unknown)]

(이미지 출처)
와전된 것중 하나. 아예 한술 더 떠서 그랜드 피아노가 되어 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당장 한국에서 피아노를 사는데만 해도, 이름없는 마데전자의 디지털 피아노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몇십만원 깨지고 디지털이 아닌 어쿠스틱 피아노라면 국내 회사인 영창뮤직이나 삼익악기의 업라이트 피아노라고 해도 최소 백만원 이상은 깨진다. 게다가 스타인웨이앤드선스 등 세계적인 피아노 회사의 그랜드 피아노를 사게될 경우 얼마나 돈이 많이 깨지는지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게다가 아프리카는 원자재 값은 쌀지 몰라도 피아노라는 완제품을 생산할 기술력은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완제품 피아노는 수입을 할 수밖에 없어서 오히려 더 비싸다.

또, 정말로 몇 천원으로 아프리카에서 피아노를 살 수 있다면 해외 배송료+현지 군벌한테 주는 뇌물을 더하게 되더라도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싸기 때문에 해외직구를 노릴 사람이 없을리가 없다. 당장 eBay에서 검색해서 '아프리카에 있다는 초저가 피아노'가 전혀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답이 나온다.

그리고 이 얘기 자체가 소득수준이 낮은 물가가 싼 나라이면 제품 가격이 쌀 거라는 막연한 추론에 근거해 있는데, 경제학을 조금만 알아도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다. 오히려 못살고 빈부격차가 큰 나라일수록 이런 생활에 필수적이지 않은 물건의 값이 비싸진다. 왜냐면 소득 수준이 낮으면, 구매력이 낮기 때문에 구입할 수 있는 사람의 숫자 자체가 적고, 따라서 수요가 적기 때문에 생산 및 유통에 과정에서 이윤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피아노를 사도 한국보다 아프리카에서 더 비쌀 수도 있는 것.

그리고 사족을 덧붙이면, 아프리카에 대한민국 원을 보내면 매우 높은 확률로 휴지조각이 된다. 국내은행의 해외영업지점을 제외하면 해외에서 원화를 환전할 수 있는 곳은 제한적이다. 옛날보다는 사정이 많이 나아져서, 요즘은 한국인 관광객이나 교포가 많은 대도시에선 비교적 수월하게 원화 환전이 가능하지만, 한국인이 별로 없는 곳의 소규모 환전소, 특히 비아시아권의 개발도상국에서 원화는 그냥 종이쪼가리에 불과하다. 현재도 이런 상황인데 90년대 말 아프리카 가나에서 원화를 환전할 수 있는 곳이 존재했을리가 없다. 한국 대사관에 가서 직원한테 바꿨을수도

이 이야기가 돌았던 시절에는 해외직구라는 것이 활성화되기 한참 전이라서 이런 낚시에 비교적 낚이기 쉬웠다. 처음 이 도시전설을 유포했던 사람이 낚시를 했거나, 아니면 정말로 이런 편지를 받았다면 아프리카 펜팔이 낚시를 한 것이다. 식비랑 관련된 이야기가 와전되었거나, 아프리카의 민속악기를 피아노라고 적었거나 할 가능성이 있다지만, 펜팔 항목에도 있다시피 아프리카 펜팔에 사기당한 피해사례가 많기 때문에 아프리카 펜팔의 낚시일 가능성이 더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