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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겐도

슈겐도의 창시자 엔노 오즈누
슈겐도(修験道)는 일본종교다. 창시자는 엔노 오즈누(엔노 교자)로, 일본의 토착 산악 신앙에 불교(특히 밀교)와 도교를 혼합해 만들어진 종교다. (당연히) 일본의 토착종교인 신토의 영향도 받았지만 불교 쪽에 많이 가깝다. 이 슈겐도를 수행하는 이들을 슈겐자(修験者)나 야마부시(山伏)라 부른다.

Contents

1. 역사
1.1. 창시
1.2. 엔노 오즈누 전설
1.3. 그 이후의 슈겐도
2. 교리
3. 관련 항목






1. 역사

1.1. 창시

슈겐도의 수행자들인 슈겐자들. 털공이 달린 가사─일명 본텐게사(梵天袈裟) 혹은 유이게사(結袈裟)라고 하는─를 입은 사람은 태종계 슈겐자이고 그냥 끈으로 된 가사를 입은 사람은 언종계 슈겐자이다.

본래 음양사 집안 출신인 엔노 오즈누는 17세 때 코지라는 에서 공작명왕의 주법을 배웠으며, 20세에는 유명한 주술사가 되어 귀족을 고치기도 하였다. 카츠라기 사에서 처음 산악 수행을 시작한 그는 일본 전역의 명산을 돌며 수행하다 킨푸산에서 슈겐도의 기초를 닦았다.

전설에 따르면 그가 수행을 하면서 "요즘 중생들을 보니까 엄청 힘들어 하는 것 같아" 하면서 긴푸산의 정상에서 기도를 올려 세상을 구할 만한 본존을 청했는데 처음에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미륵이 순서대로 나타났으나 엔노오즈누는 "너님들 맘에 들지 않아! 데레만으로는 중생들을 구원할 수 없어!"라면서 거부한다.(…)

이후 세 불보살이 떠나고 나서 자오곤겐(蔵王権現)이 특유의 무서운 모습을 하고[1] 나타나자, 그 모습을 보고 간지에 반해서"저런 강한 부처야말로 중생들을 구원할 수 있다! 자오곤겐으로 정하겠다!' 라면서 자오우곤겐을 슈겐도의 본존불로 삼게 된다.아니 부처가 무슨 포켓몬이냐

1.2. 엔노 오즈누 전설

이후 강력한 주술력으로 악귀나 산신[2]을 잡아 부리는 등 강력한 주술로 이름을 떨치나, 조정에서도 그의 강력한 주술력을 경계하여 몇 차례 실패 끝에 그의 어머니를 볼모로 삼아 그를 붙잡아 이즈노섬에 귀양을 보내 버린다.[3] 혐의가 풀린 이후에도 계속해서 수행하다가 유배가 끝나 풀려난 그해 입적하였고, 이후 그의 가르침을 추종하는 사람들에 의해 슈겐도가 시작된다.[4]

참고로 엔노 오즈누는 사후 신선이 되었는데, 한반도로 날아왔다고 한다. 비슷한 시대를 산 일본의 상종 승려 도쇼가 당사로 가던 도중 신라에 잠시 머물렀는데, 신라의 산중에서 5백 마리의 호랑이에게 법화경을 설법하던 도중 왠 사람이 호랑이 사이에서 질문을 하고 이야기를 주고 받은 뒤 알고 보니 그 사람이 엔노 오즈누였다는 일화가 있다. 근데 사료를 통해 보면 그때는 653년(도쇼가 으로 떠날 때) ~ 660년(일본으로 돌아올 때) 동안인데, 그때 신라에서는 그 유명한 원효대사상대사, 대안대사를 비롯한 수많은 고승들이 활동할 시기다. 그런데 설법이라(…). 하긴 그래서 사람이 아니라 호랑이를 상대로 한거였나.. 그냥 신라에 잠시 머물면서 신라 승려들을 만났던 걸 과장한 듯.

1.3. 그 이후의 슈겐도

이후 슈겐도는 헤이안 시대에 크게 융성하여 이후 독자적인 교단으로 성장하였고, 불교종단인 언종태종의 승려중에서도 뛰어난 슈겐쟈들이 나와 천태종계 슈겐도와 진언종계 슈겐도도 성립되었다. 하지만 슈겐도의 위치와 성격이 불교와 신토의 중간쯤인데다가 독자적인 교단이라고 해도 불교나 신토처럼 강력한 통합 교단이나 총본산 같은 개념이라기보다는 친목모임이나 신앙 공동체적 성격이 강하다 보니 구성원들의 일도 신사에서 신관을 맡거나 깊은 산골에서 절의 주지를 맡거나, 아니면 각자의 수행생활에만 전념하는 식으로 제각각이라 유사시 탄압받기 딱 좋았다.[5]

결국 이러한 단점은 메이지 유신 때 신불분리령과 국가신토를 내세우면서 국가 차원의 제대로 된서리를 맞을 때 슈겐도가 불교와 달리 이렇다 할 저항 한 번 하지 못하고 박살나버리는 이유가 된다.[6] 그나마 천태종과 진언종계 슈겐도만이 근근히 살아남아 있다가 현대(정확히는 전후 쇼와 시대)에 다시 독자적인 교단 설립을 시도하나 그 현황은 매우 미약한 상태다.

2. 교리

슈겐도의 교리는 밀교적인 영향이 강하다. 본존불인 대일여래를 관하면서 대일여래와 일체화됨으로서 해탈을 추구하는 것이 슈겐도의 가르침인데, 이는 밀교의 수행법인 삼밀 중 본존불을 마음 속으로 관하는 수행법인 의밀의 수행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밀교와는 달리 입산수행을 강조한다. 이는 샤머니즘의 산악 숭배 신앙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슈겐도에서는 자체를 신성한 성지로 보고 나아가 입산만으로도 대일여래와 일체화되었다 보기도 한다. 다만 이런 해탈을 하는 수행만 하는 것은 아니고, 밀교나 음양도의 영향으로 각종 주술을 연마하기도 하고, 신사에서 제사를 주관하거나 민간에서 사람이 병이 나면 한국무당이나 판수들처럼 병 고치는 의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여담으로, 성불을 위한 혹독한 수행으로도 유명한데, 바위절벽을 맨손으로 타거나, 아니면 높은 절벽에 다리를 쇠줄로 묶어놓고 벼랑에 거꾸로 매달려 기도한다던가…. 슈겐도 교단에 입단하는 입단식부터 까마득한 절벽을 내려다보면서 슈겐도의 5규율을 복창하는 거라니 그야말로 경악.

대개의 수행은 산악 도로를 따라 성지를 순례하면서 경전을 계속 외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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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온몸에서 광휘의 불길이 둘러싸고 손에는 금강저를 들고 있으며,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져 있다. 이 자오곤겐은 일본 밀교 고유의 본존으로, 비로자나불(대일여래)이 분노한 모습이라고 한다. 분노로서 탐욕과 번뇌가 그득한 중생들을 깨우치게 한다고 한다.말 안듣는 중생에게는 매가 약이라는 만고불변의 가르침
  • [2]고사기》에도 나오는 산신 히토코토누시를 자주 사역했다고 한다. 참고로 히토코토누시는 (일단) 아마테라스의 후예라는 천황데꿀멍시킨 존재다.(히토코토누시 항목 참조) 한 마디로 제법 먼치킨이었단 소리.
  • [3] 이때 그가 주술로 반역을 꾀한다는 무고를 받았다고 하는데, 범인은 설화마다 다양하다. 한반도 출신 제자인 가라쿠니 히로다리라고도 하고, 혹은 그에게 수시로 갈굼받던(?) 히토코토누시라고도 한다. 그런데 유배 상태에서도 밤마다 신통력으로 후지산까지 날아가서 수행하고 새벽에 돌아왔다니 흠좀무.
  • [4] 참고로 히토코토누시가 그를 밀고했다는 설화의 경우 그 신은 엔노우즈누가 돌아온 후 엔노우즈누가 주술로 봉인시켜 고생중이라고 한다.
  • [5] 현재 한국의 무속인 단체인 경신연합회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경신연합회는 전형적인 이익단체로, 등록된 무당들이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범죄 등)을 하지 않는 한, 무당 각자의 특성이나 사상, 굿 등 세세한 부분에 대한 통제는 없다.
  • [6] 당시 불교는 처음엔 상대가 국가와 국가를 등에 업은 신토계다 보니 자체적인 결사 운동 정도로 조용히 참았지만, 점점 심해지자 '신토와 제대로 교리/종교사(史)논쟁을 붙어보자!'고 강세로 나왔고, 신토계는 그 즉시 꼬리를 내려버렸다(...) 그리고 그 꼴을 본 일본 정부는 서양의 기독교에 대항하기 위한 자국의 종교로 불교를 택해버렸다신토:아 정부님하 잠깐 잠깐만 나 좀만 더 도와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