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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명

last modified: 2014-11-24 19:15:01 Contributors

洗禮名

Contents

1. 개요
2. 대한민국에서의 세례명
3. 다른 교파 · 종교의 세례명
4. '예수'가 세례명으로?

1. 개요

가톨릭에서 세례를 받을 때 받는 이름. 영명(靈名)이라고 하기도 한다. 본명이라고도 하지만 세례명이 아닌 이름과 혼동될 수 있기 때문에 주교회의에서는 권장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특정한 성인의 이름을 붙여주는데, 그 성인의 수호를 기원함과 동시에 그 성인의 행적을 본받으라는 뜻이다.

하지만 굳이 성인의 이름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고, 세례명으로 인정받는 특정 어휘를 세례명으로 할 수도 있다. 그런 어휘는 대개 어떤 덕목을 가리킨다. 가령 인노첸시오는 순결이라는 덕목,[1] '임마쿨라타'(12월 8일)라는 세례명은 (성모 마리아의) 원죄 없는 잉태[2]를 가리킨다. 김연아 선수의 세례명으로도 알려진 '스텔라(마리스텔라)'도 '별(마리스텔라는 '바다의 별')'이라는 뜻으로, 성모 마리아를 부르는 수많은 호칭 중 하나이기 때문에 성모 마리아의 축일 중 하나를 축일로 정해 지내게 된다. 대부분 성모 승천 대축일이자 성모 마리아의 대표적인 축일인 8월 15일을 택한다.

어떤 성인의 기념일, 즉 축일은 대개 그 성인이 죽은 날인데, 성인이 죽은 날은 곧 그 성인이 천상에서 태어난 날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중세 유럽에서는 자기가 태어난 날이 축일인 성인 이름을 세례명으로 따는 풍습이 생겼다. 하지만 세례명의 본 의미를 축소시키는 풍습이라 현대에 와서는 별로 권장되지 않는다. 해당 성인을 기념하는 교회가 지어진 날이거나 해당 성인의 시신을 이장한 날이 축일인 경우도 있다.

자기가 존경하는 성인의 이름을 땀이 최고지만, 갓 세례를 받는 사람이 그런 성인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주변 사람들이 적당한 이름을 골라주거나 옛 풍습대로 태어난 날에서 이름을 고르는 경우도 많다. 이름이 지혜인 사람이 소피아라는 이름을 가지거나 이름이 사랑인 사람이 카리타스라는 세례명을 가지는 등, 자신의 이름과 비슷한 의미를 가진 세례명을 고르는 경우도 있다. '베네딕토→ 베네딕타'처럼 남자 성인의 이름을 여성형으로 바꾸어 여자의 세례명으로 쓰는 경우도 매우 흔하다. 혹은 성인의 행적과는 관계 없는 예쁜 이름을 고르는 경우도(...) 있는데, 가톨릭계 병원에서 낳은 경우 첫째 남자아이를 베네딕토로 지었으니 둘째 여자아이는 스콜라스티카로 짓는 등[3] 성인 세트(형제, 자매, 또는 남매)로 붙여주기도 한다.

각 성당 어딘가마다 성인 사전이라는 것이 적어도 하나는 있으므로, 가톨릭 신자라면 자기 세례명의 의미를 사무장이나 주임 신부님에게 물어서 뒤져보도록 하자.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면 어플도 있으니 한 번 사용해보는 것도 좋다.아이폰 어플안드로이드 어플이 나와 있다.

2. 대한민국에서의 세례명

대한민국의 가톨릭 전파 초기에는 세례명 개념을 사람들이 를 짓는 것과 연관지어서 봤다는 이야기도 있다. 천주교가 중국을 통해서 조선에 전파되다보니 한자로 음역된 세례명이 사용된 적이 있었다. 방지거분도 같은 세례명은 나이 많은 분들이 세례명으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교적 시스템 상 세례명은 민법처럼 정해진 포맷 중에서 선택하게 되어있지는 않기 때문에, 굳이 프란치스코나 베네딕토로 수정하지 않고 교적에 등록되어 있는 대로 부르게 되어 있다. 한 예로 한비야도 세례명이 '비야'인데, 정식 표기대로라면 '비아'라고 해야 하지만 본당 수녀가 교적에 잘못 올린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다. 이런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성인 사전에는 공식 표기와 함께 같이 쓰이기도 하는 표기를 병행하여 적어놓는다.

다음은 바른 세례명 표기를 나열한 표. 스콜라 라틴어 발음법을 따르되 문교부에서 고시한 외래어 표기법을 준용한다는 법칙이 적용돼 있다. 대부분 된소리(ㄲ, ㄸ, ㅃ, ㅉ)는 거센소리(ㅋ, ㅌ, ㅍ, ㅊ)로, 끝이 ~us(우스)로 끝나는 이름은 '~오'로 끝나도록 통일되었다. 물론 베드로, 바오로 등 성경에 나오는 12사도 등은 예외다.

종전 표기의 경우, 현재 개신교에서 사용중인 이름도 몇몇 존재한다.

종전 표기 (음역 포함) 제시된 바른 표기 종전 표기 (음역 포함) 제시된 바른 표기
가별 가브리엘 갈리스도 갈리스토
글라라 클라라 나자로 라자로
누갈다 루갈다 니고나오, 니꼴라오 니콜라오
다두 (유다) 타데오 데오도시아 테오도시아
도나다 도나타 도마[4] 토마스
도밍고 도미니코 돈 보스코 요한 보스코
로렌조 라우렌시오 루가 루카
루수 도비코 리따 리타
마르셀로 마르첼로 마리안나 마리아나
말가리다 마르가리타 말구(...) 마르코
말딩, 말띠노 마르티노 말다 르타
말셀로 르첼리노 말지나 마르티나
바울, 바울로 바오로 발도로메오 바르톨로메오
발바라 바르바라 방지거 프란치스코
베네딕다 베네딕타 베로니까 베로니카
베아트리체 베아트릭스 벨라도 베르나르도
벨라뎃다 베르나데타
(베르나데트 수비루)
보나벤뚜라 보나벤투라
분도 베네딕토 비비안나 비비아나
사덕망, 스데반, 스데파노 스테파노 세바스찬 세바스티아노
세실리아 체칠리아 시릴로 치릴로
아가다 아가타 아그네스 아녜스
아나스타샤 아나스타시아 원선시오 빈첸시오
아오스딩 아우구스티노 안당 안토니오
알렉산델 렉산데르 요안, 요한 세자 세례자 요한
요왕 사도 요한 요왕 금구 한 크리소스토모[5]
펠리치따스 펠리치타 프란치스꼬 살레시오 프란치스코 드 살
헤드비제스 헤드비히 히야친따 히야친타
(히야친타 마리스코티)
프란치스꼬 사베리오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시성된 한국인의 이름, 특히 103위 순교 성인의 이름은 당당한 공식 세례명으로 쓸 수 있다. 이를테면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남성으로는 대건안드레아상바오로, 여성으로는 효주아녜스[6], 정혜엘리사벳[7] 등. 여기서 성 정하상 바오로와 성 정정혜 엘리사벳은 남매지간으로 정약용의 조카이며, 성 유소사 체칠리아의 자녀이기도 하다. 역시 희대의 먼치킨 집안(...). 성 김효주 아녜스도 언니 성 김효임 골룸바가 있지만 어감이 골룸해서 세례명으로 많이 쓰이지는 않는다(...). 지못미.
다만 한국 성인 세례명은 길고 낯설게 들리기 때문에 천주교인이 아닌 사람에게 자신의 세례명을 얘기할 때 설명하기 조금 번거로운 단점 아닌 단점이 존재한다(...). 성당 내에서도 앞의 한국 성인 이름을 떼고 '안드레아'나 '바오로'라고 부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가톨릭 신자들끼리는 서로를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세례명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세례명의 대부분이 외국 이름이어서 비신자들에게는 "응? 쟤 외국인이었어?" 식의 오해를 사기도 하다.

군종교구에서 세례를 받을 경우에는 당연히 세례명이 뭔지도 모르고 초코파이에 혹해서 온 사람도 많기 때문에 대개 앞에 유명한 세례명도 몇 개 예를 들어놓고 '여기서 고르세요' 하기도 한다. 조금 더 귀차니즘이 발동한 성당에서는 1중대는 요한, 2중대는 마르코, 3중대는 베드로 식으로 정하기도 한다는 도시전설이 있다(...). 그중에는 세례명을 맘대로 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지, 별의별 괴상한 세례명을 쓰겠다고 적는 사람도 있다(...). 군종병이 본 해괴한 세례명의 예를 들어보면 루피, 상디, 조로, 그랑죠, 베지터, 루시퍼(!!), 이즈리얼(...)[8] 등등이 있다는 듯. 물론 이랬다간 군종병에게 깨진다. 아니, 당장 혼나고 안 혼나는 것을 떠나서 진지하게 천주교에 입교할 생각이 있다면 제발 제대로 알고 정하자.

3. 다른 교파 · 종교의 세례명

성공회정교회 신자들한테도 세례명이 있다. 가톨릭의 세례명이 중세 라틴어식 발음인데 반해 성공회의 세례명은 영어식 발음을 사용한다. 가톨릭의 '아우구스티노'가 성공회에서는 '어거스틴'이 되는 식. 한국 정교회는 그리스어식 발음을 사용한다.

정교회와 가톨릭이 분열된 1054년 이전에 활동한 정교회 출신 성인은 가톨릭도 공유할 수 있으므로 세례명으로 사용할 수 있다. 블라디미르(7월 15일), 보리스(7월 24일), 글렙(7월 24일)[9], 안토니(7월 10일, 라틴명 안토니오)와 페오도시 페체르스키(5월 3일/7월 10일, 라틴명 테오도시오)[10], 한 크리소스토모(9월 13일), 알렉산데르(8월 28일), 에우프라시아(3월 13일) 등이 있다.
개신교에서는 세례명을 딱히 정하지 않는다. 대신 본명 자체를 성인의 이름을 따서 붙이는 사례는 있다. '김요한, '정마리아' 등이 그 예.
한국 한정으로 이슬람교에도 세례명 비슷한 게 있다. 이슬람에서 중요시하는 예언자나 성인의 이름을 짓는 것으로, 실제로 세례명이 '솔로몬'[11]인 천주교인이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나서 본명을 '술레이만'으로 바꾼 경우가 있었다. 마찬가지로 구약성서의 예언자들을 본받아 아브라함은 '이브라힘', 모세는 '무사', 요셉은 '유수프', 마리아는 '미리암', 예수는 '이싸'가 되는데, 예수도 이슬람에서는 모세나 무함마드 같은 대선지자이기 때문에 이름으로 짓는 무슬림이 좀 된다. 천주교와 비슷하게 어휘 등으로도 이름을 지을 수 있는데, 그 유명한 십자군 전쟁 때의 '살라딘(정의와 신념)'으로 지은 무슬림도 있다. 미카엘, 가브리엘(지브릴) 등 천사의 이름도 무슬림 이름으로 사용할 수 있다.

4. '예수'가 세례명으로?

한국 가톨릭 성인 사전에 없는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는 '예수'의 이름을 세례명으로 쓰지 않지만, 유럽이나 이슬람 국가 등에선 종종 쓰인다. 이슬람권의 경우는 상술되어 있고, 유럽에서도 가톨릭이 강세인 스페인어권에서는 예수라는 세례명이 흔하다. 대표적인 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의 축구선수 '헤수스 나바스', 한국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에서 용병으로 잠시 활약했던 도미니카 공화국의 '헤수스 타바레스' 등이 있다. '헤수스'는 예수의 스페인어 표기이며, '예수'라는 이름 자체도 흔한 히브리식 이름인 여호수아(예슈아)의 라틴어식 베리에이션. 반드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땄다기보다 구약성서의 성인 여호수아(축일 9월 1일)를 세례명으로 선택했을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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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물론 성인 인노첸시오도 존재한다. 가장 유명한 성인은 교황 성 인노첸시오 1세(7월 28일)이다.
  • [2] Immaculata conceptio. 루르드에 발현한 성모 마리아가 성녀 베르나데트 수비루에게 "나는 원죄 없는 잉태이다."라고 하였다. 당시 베르나데트는 이 말의 의미를 알지 못한 채 주교에게 들은 그대로 말했다.
  • [3] 베네딕토 성인의 여동생이 스콜라스티카 성녀.
  • [4] 안중근 의사의 호로 알려진 '도마'는 호가 아니라 세례명이다.
  • [5]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로 초기 교부 중 한 명. '금구'는 황금으로 된 입(Chrysostomos)이라는 뜻으로, 뛰어난 설교자였던 성인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 [6] 배우 한효주의 세례명이기도 하다.
  • [7] 작가 박완서의 세례명이기도 하다.
  • [8] 이 경우 실존하는 세례명인 '이스라엘'과 헷갈려서 넘어갔을 가능성도 있다. 위에도 설명했듯이 교적 시스템에서 세례명을 어떤 포맷으로 입력하지는 않기 때문. 다만 개드립을 친 시점에서 신부님이 정말로 눈치 못 챘을 지 진실은 저 너머에(...).
  • [9] 성 보리스와 성 글렙은 성 블라디미르 1세의 아들이며, 주로 한 쌍으로 붙어다닌다. 러시아제 이콘에 많이 등장하는데, 수염 난 보리스가 형, 수염 안 난 글렙이 동생이다. 둘 다 맏형인 스비야토폴크에게 살해당했다. 보리스는 창에 가슴을 찔려, 글렙은 식칼에 목을 그여 죽었는데,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죽었다는 이유로 '자발적으로 고난을 받은 자'로서 공경받는 성인.
  • [10] 두 사람은 형제는 아니고, 페오도시가 안토니의 문하생이었다. 페체르스키는 '동굴'이라는 뜻. 안토니는 금욕주의적 은수자, 페오도시는 정반대로 세속적인 노동활동을 많이 한 수도사였다고 한다.
  • [11] 성인록에 있는 성 솔로몬(축일 3월 13일)은 7세기의 순교자이고, 구약성서의 솔로몬은 축일이 따로 없기 때문에 모든 성인의 축일인 11월 1일로 지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