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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리아인

last modified: 2015-10-16 01:07:13 Contributors

Samaritans

Contents

1. 개요
2. 유대인과의 관계
3. 문화
4. 성경에서의 사마리아인

1. 개요

고대 이스라엘 왕국은 제3대 왕인 솔로몬의 사후 북이스라엘과 남유다 왕국으로 분열되었다. 이 중 북이스라엘 왕국이 아시리아 왕국의 침략으로 먼저 멸망하고, 북이스라엘의 주민들은 포로로 잡혀갔다. 이후 북이스라엘 지역에서는 잔존한 이스라엘 난민들과 이주해온 아시리아인들이 섞여서 살게 되었는데, 이들 사이에서 생겨난 혼혈 민족이 사마리아인이다. 아시리아인들과 섞이는 과정에서 그들의 종교 역시 유대교와는 비슷하지만 조금은 달라졌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사마리아인들을, 유대인의 피를 더럽힌 존재라고 깔보았다.

현재는 유대교의 한 분파로서 인정되고 있으나, 극단적인 유대교인들은 이들을 유대교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또 오랜 세월 동안의 박해와 학살로 인해 2007년 기준으로 인구가 겨우 700명 밖에 남지 않게 되었고, 남초 현상이 극심하여 민족의 존속에 위협을 받고 있다.

2. 유대인과의 관계

그런데 사마리아인 입장에서는 이렇게 취급되는 건 기분 나쁜 일이었을 것이다. 사실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는 이미 갈라져서 서로 남남처럼 살아온 지 한참 지난 것이었다. 또한 남유다 왕국 역시 바빌로니아에게 멸망당해서 바빌론에 끌려갔다 왔기 때문에, 혈통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딱히 순수하다고 볼 수 있는 처지는 아니었다. 실제로 바빌론에서 돌아와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는 과정을 다룬 구약 성경에즈라에도, 유대인들이 이방 민족과 혼인을 많이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비유하자면, 해외에 끌려가 외국물 잔뜩 먹고 들어온 교포들이 멀쩡히 국내에 남아 있었던 사람들을 순수함을 잃었다고 비판하는 셈.

물론 사마리아인의 종교나 문화도 아시리아인들이 들여온 이민족과의 강제 혼혈 정책에 의해 변천하여 원래는 동포였던 유대인과 멀어졌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사마리아인들 입장에서 보면 그들의 종교나 문화 역시 최소한 100년 이상 자기 조상에게 물려받은 것이다. 100년도 전에 헤어진 친척들에게 이단이나 변질, 혼혈 등으로 욕먹을 이유가 전혀 없다.

3. 문화

유대교의 많은 교리들이 조로아스터교의 영향을 받아서 성립되었다는 설이 지배적인 현 학계가 맞다면, 오히려 사마리아인이 더 전통적인(좀 더 고대의) 유대 종교와 문화를 보존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종교적으로 이교 요소는 B.C 400년 이후에는 없어지고, 사마리아인도 토라를 믿었다. 그래서 지금 그들의 모습은 유대교의 한 분파일 뿐이다.

예루살렘은 남유다 땅에 있었기 때문에, 사마리아인들은 예루살렘 대신 게리짐 산에 성소를 세웠다. 신학적으로도 그들은 토라만을 믿었으므로, 예루살렘 성소를 고집할 필요가 없었다. 이 성소 분리는 이스라엘-유대 왕국의 분열에서 이미 기원하고 있다는 설이 있다. B.C 108년에 마카베오 반란으로 세워진 하스모니안 왕조는 게리짐산 성소를 파괴하는 등 유대인들은 이들을 계속해서 탄압했다.

사마리아의 토라는 유대교의 토라와 세부적인 차이는 있어도 큰 틀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다만, 출애굽기에서 예루살렘이 아닌 게리짐산(Gerizim)이 바로 신이 제단을 설치하라고 명령한 성소로 되어 있고 십계명에도 게리짐산을 신성하게 언급하는 등, 게리짐산의 신성함을 강조한다.

그리스도교 시대가 되자 로마 제국은 사마리아인을 박해하기 시작하여,[1] 교회를 짓기 위해 그들의 성소가 있던 게리짐산을 점령하고 사마리아인을 학살했다.

4. 성경에서의 사마리아인

신약성경에 자주 등장한다. 예수는 그들을 박해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사마리아 여인과 예수의 대화에서도 이스라엘인들에 대한 당시 사마리아인들의 시각을 잘 드러내고 있다. 후에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서는 선한 사람의 예시로 들기도 하였다. 신약성경에는 그리스도교개종한 사마리아인도 많이 나온다.

이렇게 좋은 이미지가 많은데, 위에서 설명했듯이 사마리아인은 당시 유대교 사회에서는 정통신앙에서 변절한 이단이며, 외국인과 혈통이 섞인 더러운 혼혈로 여겨져서, 철저하게 배척받는 집단이었다. 즉, 인종차별과 문화차별, 종교차별을 철저하게 받는 피차별민족이었던 것이다. 성서에서 예수는 이 같은 사회적 약자를 옹호하고, 그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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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비잔티움 제국 시절 유스티니아누스 대제유대교에는 그나마 호의적이었으나, 사마리아인들에게는 얄짤이 없었고, 유대인들도 이에는 호의적이었다고 한다. 사마리아인들이 궁지에 몰린 나머지 동로마군을 쳐서 일시 승리를 거두어 동로마군을 여럿 죽이는데, 당연히 유스티니아누스 대제가 미친 듯이 열받을 것은 당연지사. 그래서 군대를 보내서 콱콱콱콱…… 지구상에서 멸절을 시켜버렸다. 유대인들과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쌍수를 들고 환영한 몇 안되는 처사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