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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검

last modified: 2015-04-12 13:00:03 Contributors


Contents

1. 개요
2. 과정
3. 한국의 상황
4. 검시

1. 개요

사망사건이 일어났을 때 변사자의 시신을 해부해서 사인을 알아보는 방법. CSI 같은 과학수사물에서 매번 질리도록 볼 수 있다. 한국의 경우, 부검은 피해자측의 동의를 얻어야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해부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피해자의 가족측에서는 쉽게 승락하려고 들지 않는다.

2. 과정

부검 과정은 피해자의 사인에 따라 조금씩 다르나, 우선 복부를 Y자 형[1]으로 개복하고, 늑연골을 절단하여 흉골을 제거한후 내장을 드러낸다. 쏘우4 의 초반부에서 볼 수 있다. 심장, 폐 등 장기의 무게를 잰 뒤 썰어서 조직 검사를 하고,[2] 위 등 소화기관의 내용물을 살핀다. 그 다음 머리를 열어 뇌를 확인하는데 이때 조심해서 뜯지 않으면 혈관에 공기가 들어가 사인을 색전증으로 착각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목 졸려 죽은 것으로 의심될 때는 목을 절개하여 근육을 한 켜 한 켜 들어올려 출혈 여부를 확인한다.

부검에 소요되는 시간은 변사자의 사인 및 시신의 상태에 따라 다른데, 비교적 온전히 보전된 시신의 경우 보통 1~2시간 정도 걸리지만, 부패, 훼손의 정도가 심한 시신, 냉동 보관된 시신은 그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부검 현장에는 사건의 담당 검사 및 변호사, 변사자의 유가족이 입회하기도 한다.

고려대 의대 명예교수인 문국진의 법의학 책(최신 법의학)에 따르면 부검시에 고환을 적출(...)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모든 부검마다 고환을 적출하는 건 아니다. 다만 사람이 죽고 부패가 개시되면 고환에 가스가 차서 풍선처럼 크게 부풀어오르기 때문에 부검할 때 걸기적거려서 적출할 가능성은 있다.

3. 한국의 상황

망자의 시신에 칼을 댄다는 점에서 한국인의 정서상 거부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변사자의 사인을 규명하는 데 필수 불가결함에도 불구하고 유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내기가 쉽지 않다. 당장 "사람을 두 번 죽인다"며 반발하는 유가족들을 설득하는 일부터가 쉽지 않은 일이다. 심지어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해도 유족들이 부검을 거부하는 바람에 공권력을 동원하여 시신을 거의 탈취하다시피 하는 경우도 없지 않고, 이 과정에서 유족들과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는 일도 있는데, 한국 최초의 법의학자 문국진 박사는 변사자의 시신을 부검하러 들어가던 도중 변사자의 아버지가 도끼를 들고 달려드는 바람에 봉변을 당할 뻔했다고 술회한 바 있다. 유가족편을 좀 들자면 부검 과정이 워낙 고어하고 부검 후에 가족들에게 시신이 반환됐을 때 부검의 흔적들을 생각한다면... 하지만 21세기 들어서는 오히려 유족이 사망자의 사인(死因)에 의문을 품고 자발적으로 부검을 의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부검의의 증언은 재판의 방향을 좌우할 만큼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으므로, 좋건 싫건 부검의는 사건의 주요 증인 역할까지 떠맡게 되어 재판정에 불려 다니는 일이 많다. 여러모로 스트레스가 많은 일이라서 부검의를 자원하는 의사가 많지 않은 실정.[3] 기실 부검의, 법의학자는 흔히들 말하는 피안성[4]에 비하지 않더라도 경제적으로 크게 뭘 바랄 분야는 아니라고 한다. 사실 변사자들의 시신[5]과 대면해야 하는 것이야 그래도 익숙해지면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는 것이지만, 턱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인한 격무, 법정에서 짊어져야 하는 막중한 책임에 비해 그 노고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 검시의를 기피하게 만드는 원인이라 할 수 있다.[6] 한 법의학자가 말하길 현재 대한민국에서 제대로 활동하는 부검의는 40명 정도인데 우리가 단체로 버스 타고 가다가 사고나서 전멸(?)당하면... 이하생략.

게다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서도 시스템적으로 많이 뒤쳐져 있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망자에게 할애되는 자원을 기꺼워하지 않는 문화 때문이라고. 범죄율이 장난 아닌 미국은 그렇다고 쳐도 인구대비 범죄율이 한국보다 낮은 일본만해도 인구당 붙는 부검의 숫자가 우리나라보다 많다.

최근 들어 형사상의 이유만이 아닌, 보험금 지급 분쟁 같은 민사상의 이유로 부검을 요청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 경우에는 당사자가 부검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한다고 한다.[7]

사실 한국에서 한 해 발생하는 변사자는 대략 3만명 정도인데 원래라면 이 모든 변사자들을 다 부검을 해야 한다고 한다. 실상은 1만명도 부검하지 않는다고...[8] 이탓에 애당초 사건으로조차 인식되지 못한 살해 피해자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법의학자들은 걱정한다.

안타까운 건 시스템적으로도 부검을 원활하게 할 상황이 아니다. 예를 들면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가족들이 의사한테 원래 심장이 안 좋으셨다고 말하면 눈에 띠는 타살흔이나 기타흔이 없으면 그냥 사인에 심장 어쩌고로 적고 넘어간다는 것. 익사자의 경우에도 물에 빠져서 죽었어요라고 하면 그냥 익사 처리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외에도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던 사람이 사망한 경우, '그냥 혈압-당뇨로 인한 사망이겠지' 하고 넘어가버리는 경우가 상당히 흔하다. 이는 국내 기준으로 10~20대들도 10~15만 명 이상이 고혈압과 당뇨병을 앓는 현 상황을 생각해볼 떄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 중에 보험금을 노리고 친딸에게 청산가리를 먹이고 수영장에 빠뜨려죽인 비정한 어머니 사건이 있었는데 그냥 수영장에 빠져죽었으니 익사로 넘어갈 뻔한 사건을 열정적인 초임 검사가 강력하게 부검을 주장하고 거기다 부검을 맞은 부검의 또한 경력이 짧아 섣불리 익사 판정을 내리지 않고 꼼꼼히 부검한 덕에 사건이 만천하에 폭로된 케이스도 있다고 하니 경찰 관계자들이 말하는 완전범죄는 없다는 말도 빛이 바랜다.

4. 검시

검시(檢屍. post-mortem)은 얼핏 부검과 비슷할 것 같지만 부검과는 좀 다르다. 부검이 배째고(...), 머리통 갈라보는(...) 작업이라면, 검시는 그냥 발가벗은 시신 이곳저곳을 단지 살펴보고 시신 이곳저곳을 촬영(...) 하는 작업이다. 검시 과정에서 엉덩이 등 발가벗겨진 시신 이곳저곳이 '검시용 사진'으로 촬영되는 게 일반적. 부검과 비슷하게 검사, 검시관, 검시의, 유가족이 참관하는데, 변사자가 학생인 경우에는 해당 변사자의 담임교사도 입회하는 경우가 있다(...).[9] 장의사 측에서 이뤄지는 염습 과정과 다르게 검열삭제의 노출은 피할 수 없게 된다(...).

노인의 자연사가 아닌, 투신자살과 같은 사고사라면 사망자의 시신은 검시 절차를 거치게 되어있다. 검시만으로 사망원인을 확연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경우 부검을 실시할 의무는 없다.[10] 하지만 사망원인에 의문점이 있을 경우 가차없이 부검 고고씽. 아무튼 '자살을 하려면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라'는 말이 있는데, 유서라도 남기면 사망 원인에 의문점이 없는 경우 자신의 시체가 부검당하는 꼴을 면할 수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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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현직 부검의의 인터뷰에 따르면 미국 등 서양에선 장례식에 정장을 차려입고 관에 누은 망자를 직접보는 관습이 있어 옷으로 가릴 수 없는 목에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Y자형 개복을 쓴다고 하며 이런 관습이 없는 한국에선 바로 일자로 그어내려 개복한다고 한다. 복부를 U자형으로 절개한 뒤 내장을 드러나는 방식도 있으나, 많이 쓰이지 않는다. 주로 부검 후 피해자가 얼굴을 보여야할 때 쓰인다고 한다. Y자형 절개보다 깔끔하다고.
  • [2] 나중에 썰고 남은 장기들은 대충 뱃속에넣고봉합한다
  • [3] 노 법의학자께서 말하길 그래도 옛날엔 10년에 1명 정도는 자원했었는데 올해는 안 오네? 라고...
  • [4]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인기 종목. 이꼴 돈되는 종목.
  • [5] 사실 부검실로 실려오는 시신 치고 곱게 죽은 시신이 드물다.
  • [6] 위 일화의 주인공인 문국진 박사 역시 검시의 업무가 벅차서 결국은 장기려 박사를 찾아가 "검시의를 관두고 평범한 외과의사로 돌아가고 싶으니 받아 주십시오"라고 했다가, 장기려 박사에게 "네가 자원해서 가 놓곤 뭔 소리냐. 이왕 그 길을 갔으니 끝장을 보든가 해라"는 꾸지람을 듣고 돌아나왔다고 한다. 당초 문국진 박사가 검시의로 가겠다고 했을 때, 장기려 박사는 "검시의는 의사도 아니다"며 상당히 언짢해했다고 한다.
  • [7] 소송 대국 미국에선 이런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설 부검의도 있다.
  • [8] 사실 대형사고 중에서 세월호 참사 등의 경우처럼 사인(死因)이 뻔한 경우에는 부검을 실시하지 않고 그냥 검시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
  • [9] 주로 학교내에서 사망했거나 학교폭력, 성적비관으로 자살한 경우
  • [10] 즉, 이 경우 유족의 희망에 따라 부검을 거부할 수 있다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