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HRSS

번역체 문장

last modified: 2015-01-21 00:04:39 Contributors

Contents

1. 개요
2. 영어 번역체
3. 일본어 번역체
4. 한문 번역체


1. 개요

외국어번역하면서 생겨난 이질적인 문장. '번역투'라고도 한다. 엄밀히 따지면 '번역 투'가 아니라 '외국어 투'가 더 적절하다. 제대로 된 번역이면 외국어의 잔재가 남지 않기 때문.

원래 언어낱말뿐만 아니라 문법도 전래되기 때문에 현재 언어 중에 어느 것이 원래 문법이고, 어느 것이 번역체인지는 사실 분간하기 어렵다. 언어는 문법구조도 각각 차이가 나기 때문에 번역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번역체가 될 수밖에 없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하며, 또는 그냥 번역자가 귀찮아서 번역기 뺨치게 대충 번역해버리는 경우에도 번역체 문장이 발생한다.

번역은 문장 자체가 아니라 의미를 옮기는 일이므로, 어떻게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옮기면서도 원문의 본래 의미를 잘 전달하느냐라는 것은 모든 번역가들의 공통된 고민거리이다. 특히 소설, 영화 등의 대사의 경우는 직역의역을 모두 고려해서 가장 의미전달이 잘 되도록 번역해야 한다. 아무리 원뜻을 그대로 전달했다고 해도 사람들이 너무 생소하게 느끼면 대사가 딱딱해지고 캐릭터개성이 살기 어렵다. 특히 한국어는 같은 문장도 어미를 어떻게 처리하냐에 따라 문장의 느낌이 확 달라지므로 주의해야 한다.[1]

본 항목의 주제는 단순한 번역 결과물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한국어 사용에서도 나타나는 번역체들이다. 이미 신문이나 뉴스 등의 언론에서는 "~라고 밝혀졌다", "~라고 알려졌다" 등 번역체 문장을 쓰는 것이 이미 관행으로 굳어져 버린 상태다. 사실 20세기 이후 한국어는 외래언어의 영향을 매우 크게 받아, 언어가 죄다 번역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다. 물론 이것은 다른 언어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서양철학자들은 그리스어라틴어로 된 고전을 읽으면서 문법을 다듬었다.

단, 주의해야 할 점은 원래 언어는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흐르고 변하기 마련이므로 한국어에 번역체 문법이 늘어나는 것을 "오염"처럼 생각하는 것은 자칫 국수주의적 생각이 되기 십상이라는 점이다. 아래의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 우리가 현재는 당연하게 사용하는 표현 중 원래는 한국어에 없었으나 외국에서 들어온 용법이 상당히 많은데, 언어의 표현력을 더욱 풍부하게 해 주고 이해를 돕기 때문에 사용되고 있는 외래어 표현을 단순히 외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쓰지 말자고 한다면 그것은 옳다고 하기 어렵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한자어, 온점, 좌횡서 등도 모두 갖다 버려야 한다.

한 마디로, 번역체 문장이 무조건 틀린 문장이 되는 건 아니다. 이는 외래어 표현뿐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언어도 계속 변화하여 한 표현의 용법이 바뀌는 일이 많다.[2] 이 항목과 하위 문서에서 다루고 있는 번역체 문장이란, 외국어의 번역체라는 이유만으로 문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한국어와 억지로 호환하면 이해를 방해하거나 의미 자체를 왜곡시켜 버리기 때문에 번역체로 분류되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어가 많이 수정되지 않는 한 번역체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번역체라는 이유만으로 지나치게 배척하거나 '오염'으로 취급하는 것은 올바른 행동이 아니다.

글을 쓸 때 흔히 강조하는 '우리말답게 쓴다'는 것은 곧 '말하는 듯이 자연스럽게 쓴다'는 뜻이다. '하나의 사과'를 단순히 일본어투라서 쓰지 말자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사과 하나'라고 말하는 게 우리에게는 더 자연스러운, 즉 '우리말다운' 어법이기 때문에 기왕이면 우리말투를 살리자는 것이다. 다소 어려운 한자어이든, 낯선 외래어이든 그것이 우리말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는 기능을 한다면 우리는 기꺼이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다만 그것은 우리말다운 고유의 틀을 해치지 않는 한에서, 우리 언어체계에 녹아 들어올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홍성호, <짧고 쉬운 문장이 최고?> 중

2. 영어 번역체

3. 일본어 번역체

4. 한문 번역체

한문이 오랫동안(지금까지도) 한국어에서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한문 번역체는 일일이 셀 수 없을 많큼 많고, 써도 살짝 딱딱하다는 느낌을 주지 번역체라고 까이는 일은 거의 없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예들이 있다.

  • 이로써
    한문의 허사 "是以~(이로써, 이리하여)"를 직역한 표현.
    ex) 이로써 모든 것이 끝났다.

  • 그+NP
    한문에서 한정의 의미로 사용되는 관형격 3인칭표지 其의 용법을 그대로 사용한 것임.(ex:其人也)
    ex) 그 하는 짓거리가 너무 별로지 않아?

  • ~와 같이+VP
    한문의 용법 "與A同B(~와 같이)"의 직역형태.(ex:與民同樂).
    ex) 너와 같이 있고 싶어.

  • ~부득불 ~할 수 밖에 없다
    한문의 허사용법 "不得不~(~하지 않을 수가 없다)"가 그대로 차용된 형태. 비슷한 것으로 "부득이하게 ~할 수밖에 없다"가 있다.("不得已~(~을 그칠 수가 없다)"에서 온 말이다)
    ex) 부득불 너를 죽일 수 밖에 없다.

  • 하여간 ~하다
    한자어 "何如間(어찌하든지 간에)"가 그대로 차용된 형태.
    ex) 하여간 넌 바보야.

  • VP인+바
    한문의 명사형 표지 "所"(ex:所望)가 직역된 형태.
    ex) 이것은 내가 바라는 바이다.

  • ~할 것
    한문의 용법 "~事(~할 일, ~할 것)"에서 온 표현. 사실 개화기 때만 해도 '~할 사'라는 표현으로 자주 쓰였다.

  • '사람'이 '남'을 의미함
    한문의 3인칭 인칭대명사 人을 직역한 것. 사실 중학교 한문(교과)에서 중3때 쯤 고사성어를 들어갈 때는 己 자는 '자기'로, 人자는 '남'으로 번역하라고 가르친다. 같은 한자문화권인 일본어에서도 한국어의 '사람'과 거의 같은 뜻의 人(ひと)를 '남'이라는 뜻으로 쓰는 경우가 있다.
----
  • [1] 가령 영어 문장 "I love you"는 한국어로 "사랑한다" "사랑해" "사랑합니다" "사랑하오" 등 여러 가지로 번역할 수 있다. 모두 어감이 다르며 말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적절해 보이거나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 [2] 예를 들어 "어여쁘다"라는 표현은 현재는 아름답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지만 본래는 "불쌍하다" "가엾다"라는 뜻이었다(훈민정음에서 '내 이를 어여삐 여겨'란 대목을 생각해 보자). 비단 한국어만이 아니라 모든 언어에서 이런 변화를 찾아볼 수 있다. 가령 영단어 silly는 본래 "행복하다"는 뜻이었다가 "순수하다" "축복받았다" 등으로 변화하더니 현재는 "어리석다"로 완전히 반대 의미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