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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 카즈히코

last modified: 2015-02-02 19:01:21 Contributors

西 和彦
1956~

니시 카즈히코는 일본의 기업가이다. 초기에 빌 게이츠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서구권에서는 '케이 니시'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매우 특이하고 재미있는 사람인데 자세한건 밑의 내용을 읽어보자.

인물

퍼스널컴퓨터의 태동기 니시 카즈히코는 일본에서 컴퓨터 사업을 시작하려 했는데, 당시 컴퓨터에 기본으로 깔리는 베이직을 구매하려다보니 그것을 만든 회사가 미국에 있음을 알게 되었고, 무작정 서툰 영어로 국제전화를 걸어 빌게이츠와 통화한 것이 처음이라고 한다. 시차가 있다 보니 그가 전화할 때는 미국에서는 한밤중이었고 빌 게이츠는 자다가 전화를 받았지만, 자신과 비슷한 사람이 지구 반대편에도 있음을 알고 니시 카즈히코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그렇게 해서 니시는 당시 몇명 없던 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하여 초창기 멤버로 일을 함께 하게 되고, 나중에는 일본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장이 되어 일본 내 퍼스널컴퓨터 시장을 크게 키웠다. 일본에 있을 때 빌 게이츠에게 연락할 때는 국제전화를 이용했는데, 시차 때문에 상대가 한밤중이라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걸어 빌 게이츠는 항상 자다가 니시의 전화를 받았다고. 일본인들이 보통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를 가진 것을 감안하면 매우 특이한 인물이다.

언론에서 인터뷰를 할 때도 "잠시 눕겠습니다"라고 하면서 갑자기 소파에 누워서, 기자가 놀라 "왜 그러십니까?" 라고 물으면 "이게 편해서요."라고 말한 일이 있다고 한다. 아주 중요한 거래처와의 회의 자리에서 잔잔하게 코고는 소리가 들려와 놀라서 바라보니 니시가 잠이 들어 있었다고 하기도 하니, 상당히 배포가 크고 자기중심적인 독특한 캐릭터라 할 수 있다. 낭비벽도 엄청나서 일본 마이크로소프트의 행사에 거대한 움직이는 공룡모형을 동원하느라 돈을 다 써버렸는데, 돈을 안막으면 부도가 나게 된 상황이라 긴급히 빌 게이츠에게 전화해서 돈 좀 보내달라고 연락했다고 한다. 비행기 일등석도 타지 않는 빌 게이츠는 그때 상당히 열받았었다고. 게다가 자다가 그런 전화를 받았으면 더더욱...

그래도 일본에서의 사업은 엄청나게 성공적이어서, 한때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은 본사보다 일본 마이크로소프트 쪽에서 더 많이 나오기도 했다. 빌 게이츠도 그를 전적으로 신뢰하여, 계약서 쓸때 공증도 없이 그냥 둘이서만 썼다고.

또한 니시 카즈히코는 MSX라는 규격을 만들고 MSX 매거진이라는 잡지를 창간하여 1980년대 일본에서 하드웨어의 판매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특히 게임 등의 콘텐츠가 문화산업으로 자리잡는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문화 면에서도 일본에 끼친 영향이 상당했던 셈.

몰락

공교롭게도 그의 몰락은 희대의 숙적 손정의(손 마사요시)를 만나며 시작된다. 손정의는 소프트웨어 유통에서 일본 최고가 되려는 목표를 가진 야심가였는데, 그것은 니시 카즈히코를 비롯한 기존 일본 기업들의 이해에 상충되는 것이었다. 유통 권력을 장악하려는 야심가 손정의를 막기 위해 니시를 비롯한 여러 회사들이 연합군을 형성하여 그에게 도전하지만, 결국 그들은 참패하고 손정의는 일본의 소프트웨어 유통을 거의 독점하게 된다. 니시 카즈히코는 그에 대한 원한 때문인지 손정의에 대해 이야기할때 종종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예를 들어 손정의와의 첫만남에 대해 "그가 나에게 명함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나도 그에게 명함을 주지 않았습니다. 자기는 신나게 컴퓨터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별로였고, 그냥 '재미있는 한국인이군' 이라는 인상 정도였죠" 이렇게 말한 일이 있다.

니시 카즈히코는 일본 마이크로소프트를 경영하던 1980년대, 특히 MSX 관련 사업과 흥망을 같이 했다고 요약할수 있다. MSX 가 쇠락하고 그 후 사업이 잘 안되자 사업다각화를 모색하지만 그 역시 실패, 사업가로서는 거의 몰락하게 된다. 사치스런 그의 성향 역시 그러한 몰락을 가속화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후 교육가로의 변신을 모색하여 대학 총장에 출마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지만 그것도 실패, 이래저래 안습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이젠 거의 존재감이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 과정을 담은 책 등에서나 간간히 등장하는 인물이 돼버린 셈.

참고자료

Hard Drive: Bill Gates and the Making of the Microsoft Empire
손정의-인터넷 제국의 지배자(일본 책인데 원제는 '손정의 재벌경영')
나도 게임을 만들고 싶어(제우미디어. 어린이용 책을 가장하고 있지만 게임업계의 구하기 힘든 다양한 자료들이 들어 있는 유용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