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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재

last modified: 2015-04-02 10:46:30 Contributors

public goods

생산과 동시에 해당 경제 구성원 모두가 사용할 수 있으며, 또한 사용하는 것을 막을 수 없고 그것이 바람직하지도 않은 재화와 서비스. 공공재의 개념을 처음 제시한 경제학자 사무엘슨(P. Samuelson)에 따르면 공공재는 다음의 두 가지 원칙을 만족시켜야 한다.

첫째는 비경합성으로, 재화/서비스의 소비 과정에서 경합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이다. 더 쉽게 말하면 아무리 많은 사람이 동시에 소비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혼잡(congestion)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를 뜻한다. 둘째는 배제불가능성으로, 재화 소비에 대한 대가를 치루지 않고 소비하더라도 이를 배제할 수 없는 경우이다. 후자를 흔히 무임승차(free-riding)라 부르며, 공공재가 문제가 되는 것은 특히 두 번째 성격인 배제불가능성(무임승차)에 기인한다.

예컨대 국방, 치안서비스는 소비자 집단의 규모가 아주 커지지 않는 이상 경합이 발생하지도 않고(서울과 부산이 서로 군대를 유치하겠다고 경쟁하는 일은 웬만큼 나라 상황이 막장이 아닌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해서 서비스에서 배제할 수도 없다(북한군이 쳐들어오는데, 세금을 내지 않은 사람들을 구별해 내서 북한군의 공격에 노출시킬 수 있겠는가?).

이 두 가지 조건을 높은 수준에서 만족할수록 순수한 공공재에 가까운데, 사실 현실의 공공재 중 비경합성과 배제불가능성을 완벽히 만족시키는 공공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일정 수준 이상의 조건을 만족시켰을 때 공공재로 분류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공공재 생산에는 반드시 무임승차자의 문제(free-rider problem)가 결부된다. 즉, 생산을 시장에 맡겨 두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려 하지 않고 편익만 누리려는 소비자들의 이기적이면서도 전략적인 행동 때문에 적정수준의 공공재가 생산되지 않는다.[1] 따라서 원칙적으로 공공재는 정부에서 적정량을 생산/공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에 대한 재원조달은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전적인 행정학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시장과 반대되는 개념으로의 행정, 혹은 정부의 당위성을 설명한다.

대표적인 공공재로는 국방 서비스, 치안 서비스, 초등 교육서비스, 기초학문 연구서비스[2],주민등록번호, 개인정보[3], 스타크래프트,2D 캐릭터등이 있다. 단, 재화·서비스의 공급방식의 발전이나 가격(비용)부과방식의 정교한 설계, 기술의 진보 등으로 공공재의 성격을 점차 벗어날 수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치안 서비스로, 사설 보안관이나 X콤 같은 사설 치안업체가 대표적인 사례.

컴퓨터 소프트웨어는 대표적인 정보재(infomation goods)로 정보재는 복사가 가능한 매체의 특성상 비경합성과 배제불가능성을 동시에 만족하기 때문에 공공재의 특성을 지니면서도 제작자가 가격을 매겨서 팔 수 있는 실제로는 사용재인 독특한 위치의 재화이다. 이는 공공재와 사용재의 개념이 경제학의 초기에 만들어진 개념이기 때문에 현대의 모든 재화의 개념을 포섭할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로, 그에 따라 정보재라는 새로운 개념이 만들어졌으며, 현대 사회에서는 지적재산권(저작권) 제도를 통해 배제가능성을 추가하여 강제로 사용재로 전환시키는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다.

케스파에서 스타크래프트를 가지고 공공재 드립을 쳐서 이 단어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저작권제도가 저작권을 인정해 사용재로 만들어주는 제도이니만큼 저작권이 존재하는 동안에는 엄연한 사용재(私用財, private goods)이며, 즉 저작권 제도 엿먹으라는 소리밖에 안 된다.[4] 여하간 애초에, 사용재가 되었던 공공재가 되었던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사용할 수는 없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터무니없는 주장(국방서비스는 공공재니 나는 세금 안 내고 혜택만 받을 거다와 같은 소리).

http://en.wikipedia.org/wiki/Public_good 이 도식에서 구분해보면 스타크래프트 방송은 클럽재(요금재, club goods)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5] 왜냐하면 경합성 재화가 아니고[6], 공중파가 아닌 유료 방송이기 때문.[7] 하지만, 엄밀히 말해 그 도식은 틀렸다! 유료방송은 완전히 비경합적이지만, 클럽재에는 불완전하나마 경합성이 존재한다.[8] 완전한 경합성은 내가 어떤 재화를 하나 더 소비하면 타인은 그 한단위 만큼 소비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완전한 비경합성은 내가 하나더 소비한다고해도 타인의 소비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경우이다. 반면 불완전한 (비)경합성을 지닌 클럽재는 내가 한단위 더 소비하면 타인은 한단위보다는 적게 (예컨대 0.5 단위만큼) 사용할수 없게 된다.

이것은 공공경제학 수업을 건성으로 수강한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공공재의 최적배분은 시장배분으로 달성될수 없다. 경합성이 없는 재화에 가격을 책정하려는 시도는 가능하다 하더라도 오히려 유해하다." - 폴 사뮤엘슨의 순수공공재 이론 -
"비록 경합성이 불완전하나마 있기만 하면 가격을 책정하여(즉 배제성을 부여하여), 시장배분으로 공공재의 최적조건을 달성할 수 있다." - 뷰캐넌의 클럽재 이론 -
건성으로 수업을 들은 사람들은 이걸 이렇게 정리해 버린다.
"아, 사뮤엘슨이 비경합재에 가격을 책정하려는게 안좋다고 했는데, 뷰캐넌의 클럽재 이론으로 그게 깨졌구나. 그러니 이제 비경합재에도 어떻게든 가격을 책정하는게 경제전반에 유리하겠어."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 클럽재의 비경합성은 완전한게 아니다. 즉, 뷰캐넌의 클럽재이론은 여전히 순수 비경합재에 대해서는 사뮤엘슨에게 어떤 반론도 되지 못한다.

하지만 비경합성의 정도가 완전한 경우는 매우 소수의 경우에 한정된다. 그렇다면 클럽재 모형에 따라 대부분인 비순수공공재에 대해 가격을 책정하는게 현실적으로 바람직한 일응 추정이 아니겠는가? 매우 저명한 국내 재정학 교과서가 암묵적으로 이런 입장이지만, 이것은 그렇게 단순히 결론짓기에는 매우 미묘한 논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뷰캐넌의 클럽재이론은 불완전한 경합재에 대해서 사뮤엘슨의 논리를 약화시킨다기 보다 재확인한다.

애초 사뮤엘슨의 "경합성이 없는 재화에 가격을 책정하려는 시도는 유해하다."는 말은 파레토 최적에 기반한 말이다. 내가 한단위를 더 소비한다고 다른 누구의 소비도 줄어들게 아니라면, 나의 추가적 소비는 사회적으로 더 효율적인 상태를 만든다. 반면 가격을 통해 나의 소비를 배제하는 것은 사회적 효율을 저해한다. [9]
이것을 경합성이 완전한 사적재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 경우 내가 한단위를 소비하면 타인의 소비 한단위가 정확히 줄어들기에, 나는 그 경합성의 정도 만큼 정확히 그 재화 한단위의 가치를 가격으로 지불해야 효율적이다.
그럼 경합성이 불완전한 경우도 알수있다. 경합성의 정도에 따라 가격을 매겨야 한다. 그리고 그 가격은 경합성이 완전한 사적재의 가치보다는 반드시 더 낮아야 사회적으로 효율적이다! 그리고 클럽재는 이 경우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포함된다.

어떤 공공재가 비경합성이 불완전함을 지적하며 클럽재 모형의 함의에 따라 이를 가격기구를 통해 배분하자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는 이것을 공공생산이 아니라 사적 생산, 즉 민영화하려고 할것이다. 과연 이 사람이 그러한 민간의 가격결정이 사뮤엘슨의 논리에 따라 규제되어야 함을 수긍할까? [10]
나아가 그런 가격규제는 상당한 이론적/현실적 문제점[11]을 갖고 있다. 그런 비용을 고려해도 경합성이 불완전하다는 이유로 사적 생산을 지지해야 할까? 아마도 그런걸 극복하는게 정부의 몫이라고 그들은 반박할 것이다. 그런데 그 정도로 사심없고 유능한 정부라면... 그냥 걔네가 생산하게 놔두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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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이 상황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점은, 소비자들이 자신이 선호하는 수요량을 정직하게 표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10만큼의 공공재 생산을 원하는 소비자라도, 막상 정부 당국자 등 누군가가 "당신이 비용(세금)을 부담할 용의가 있는 공공재 생산수준은 얼마입니까?"라고 묻는다면 10보다 적은 양(극단적으로는 0)을 대답함으로써, 비용(세금) 부담은 회피하고 남에게 묻어가려는 시도를 할 확률이 높다. 결국 모든 소비자들이 이러한 생각으로 행동한다면 공공재 생산수준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생산수준보다 적은 양(극단적으로는 0)이 된다.
  • [2] 예컨대 공학계열에서 고안한 특허권이나 실용신안권은 관련 법규에 의하여 독점적인 이익을 보장받지만, 그 기술의 밑바탕이 되는 수학이나 물리학, 화학 논문은 아주 낮은 수준의 저널 이용료만 내면 손쉽게 열람할 수 있다. 게다가 논문의 저자들이 그걸로 돈을 버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고등교육을 전면적으로 시장에 맡겨 두면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과 같은 기초학문의 지식생산은 사회적 적정수준보다 낮은 수준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고 (멀리 갈 것 없이 IMF 사태 이후 자연대 입결이 폭락한 것을 생각해 보면 된다) 이 때문에 정부의 개입이 정당화된다. 사실 정부가 굳이 국립대학교에 국고지원을 하는 정당성도 원래는 여기에 있다.
  • [3] 전부터 개인정보유출사건은 빈번했고 결국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사건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 [4] 사실 그 주장은 공공재라기보다는 가치재(merit goods)의 의미였을 것으로 보인다. 가치재는 사회적으로 혹은 국가적으로 소비나 생산이 장려될 만한 재화를 말한다. 예컨대 교육, 예방접종 등 의료행위가 있다. 가치재는 원래 경합성, 배제성 여부와는 관계없는 별개의 개념으로 출발했지만, 가부장적 설정을 제외하면 긍정적 외부성과 동의어나 마찬가지. 그리고 외부성은 경합성은 어느 정도 있으되 배제성은 없다. 아무튼 스타크래프트가 과소소비되고 있고 그래서 이를 널리 장려할 이유는 도통 찾을 수 없다.
  • [5]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 자체를 말하는게 아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스타크래프트 게임 자체는 사적재(private goods)이다.
  • [6] 그 방송을 내가 본다고 다른 누군가가 그 방송을 볼 수 없는 것이 아니다. 고로 경합성이 없다.
  • [7] 가격을 지불하지 않으면 볼 수 없기에 배제성은 있다.
  • [8] 대표적인 예로 유료 고속도로를 들 수 있다. 일단 도로가 원활하든 혼잡히든 이용하려면 요금을 내야 하므로 배제성이 있고, 통행이 원활할 때에는 경합성이 매우 낮지만, 통행량이 많이 혼잡할 때에는 경합성이 매우 높은 상태가 된다.
  • [9] 오해를 피하기 위해 말하자면 생산비용은 사회적 생산량의 결정에 이미 반영되어 있다. 지금 말하는건 그렇게 생산된 재화의 소비배분이다.
  • [10] 모든 민영화에 반드시 가격규제가 뒤따르는 것은 (놀랍게도) 미국식 접근방법이다. 뿐만 아니라 기업은 갈기갈기 찢겨진다. 수직적 계열로만이 아니고 수평적으로도. 이런저런 잡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달리 선진국이 아니다.
  • [11] 규제가격 산정도 문제려니와 캘리포니아 정전사태를 한번 생각해보라. 이 경우는 비록 불완전한 경합성은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