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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성사

last modified: 2015-04-07 03:25:19 Contributors

한문 : 告解聖事
라틴어 : Confessio
영어 : Confession/Sacrament of Penance/Sacrament of Reconciliation

Contents

1. 개요
2. 가톨릭의 고해성사
2.1. 내용누설 금지의 원칙
2.2. 내용누설 금지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것
3. 정교회의 고백성사
4. 사죄경
5. 관련항목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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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식 고해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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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식 고해성사

기독교7성사 가운데 하나로서 일반인에게 가장 익숙한 성사일 것이다. 고백성사라고 하기도 하며, 전통적인 표현으로는 세례 다음에 오는 뗏목.

예수가 그의 사도들에게 내린 사죄의 권한에 의한 것으로서[1] 이로써 신자는 를 용서받는다. 하지만 그 죄로 인하여 받을 이 없어지진 않는다고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하루 먹을 음식을 훔쳤다가 회개하여 고해성사를 받았다고 해 보자. 죄는 용서받았지만 음식을 도둑맞은 사람이 한 끼 굶어야 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훔쳐간 사람은 훔친 물건을 돌려주는 등 피해를 보상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러고도 못다한 부분은 죽어서 연옥에서 몸으로 때운다는 것이다.

문학적으로도 많은 소재가 되는 것으로 이를 소재로 한 문학, 영화가 좀 된다. 한국에서도 죄와 벌[2]이라는 동생의 누명에 관해 고민하는 사제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 있다. 각종 창작물에서 등장인물이 큰 죄를 저지른 뒤 고해성사를 하기도 한다. 카리스마 만빵인 캐릭터가 살인같은 죄를 저지른 뒤 이걸 하는 장면도 클리셰로 많이 쓰인다. '살인을 하기는 했지만 그만큼 고뇌한다'는 갭 모에가 목적인 것이 대부분.

기독교 종파 중 이 성사를 행하는 것은 가톨릭, 정교회, 성공회. 성공회를 제외한 개신교는 만인사제설과 성서에 쓰여있지 않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지만[3] 미국이나 유럽의 일부 루터교회에서 간혹 행하기는 한다.

2. 가톨릭의 고해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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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소. 문이 3개 있는 이 형태는 가운데 공간에는 사제가, 양쪽 공간에는 신자가 들어가며,
한쪽 신자가 고해를 볼 동안 다른 신자는 기다리게 돼 있다.

가톨릭의 고해성사는 철저한 비밀을 기본으로 하는 특성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다. 보통 고해실은 2실 또는 3실로 나뉘어 2실은 한편에 보라색 영대[4]를 맨 사제가, 한편에는 고해할 신자가 들어가 서로 사이에 벽과 이야기 소통이 가능하나 사제가 고해하는 신자의 얼굴은 알 수 없도록 꽤 촘촘한 철망이 창으로 내어져 뚫려 있다. 얇은 천으로 가려놓는 경우도 있다. 3실의 경우에는 가운데에 사제가 들어서고 양 옆으로 고해할 신자가 들어서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이 경우에는 고해하는 신자들이 다른 편에 있는 신자가 고해하는 내용을 듣지 못하도록, 미닫이 구조로 창에 맞는 문이 설치되어 사제가 이를 교대로 여닫아 고해를 들어준다.

신자가 참회하며 죄를 고해하면 사제가 보속[5]을 내려주는데 거의 대부분 가톨릭의 기도 중 몇 개를 고르거나 그 중 하나를 몇번 암송하며 참회하라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거의 대부분이 묵주기도 중 하나를 골라 몇 회 기도하라는 편이 많은 한편 봉사를 실천하라는 사제도 있다.

하지만 이 보속을 내리는 권한이 전적으로 사제에게 있기 때문에 아주 가끔 골 때리는 보속을 주는 사례도 있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남의 아내와 바람을 핀 유부남이 성사를 보는데, 그 뻔뻔한 태도에 열받은 신부가 산 위에 가서 털을 다 뽑으라고 보속을 주었다.닭 : 이보시오 신부 양반 내가 무슨 죄라고 얼마 후 또 바람을 피우고 온 유부남이 같은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보게 되었는데 또 뻔뻔한 태도로 일관한 모양이다. 신부님이 열을 받은 나머지, 며칠 전 뽑았던 닭털을 다 주워오라고 시켰다고 한다. 당연하지만, 털이 그 때까지 남아 있을 리가 없다.[6]

또한 현재는 이처럼 비교적 가벼운(?) 보속을 내려주지만 과거에는 정말 빡센 보속을 내리는 경우가 많았다. 가령 중세에는 '지금 당장 성지순례 떠나세요', 혹은 '1달 동안 아무것도 하지 말고 참회 기도만 드리세요' 같은 보속을 내리는 경우도 존재했다. 그 보속이 너무나 무거웠기 때문에 심지어 젊은 사람이 죽어가는 상황에서 고백성사를 청한다 하더라도 거부하라는 지침이 나왔을 정도였다. 만약 그 젊은 사람이 죽을 위기를 넘기면 보속을 시행해야 하는데, 최소 몇 년, 혹은 평생 동안 이를 시행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신자들도 당장 숨 넘어가는 상황이 아니면 고해성사를 보지 않음이 관례가 됐을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보속들은 차차 가벼운 행위로 바뀌어 갔지만, 공식적으론 제2차 바티칸 공의회까지 남아 있었다.

인간적인 측면에서 보면 성직자라고는 해도 남의 죄를 들어 주는 일이 쉽지는 않다. 실제로 많은 신부들이 고해성사로 인한 스트레스를 겪는다고 한다.[7] 위 보속과 비슷한 사례로 끊임 없이 바람 피고 그 때마다 고해하러 오는 남자 때문에, 열받다 못한 신부가 고해를 듣다가 말고 고해소를 뛰쳐 나와 그 남자를 두들겨 팬 사례가 있다 한다. 신부 그만 두는 한이 있어도 그 놈은 패야겠다고 했다나 뭐라나.(…) 신기하게도 얻어맞은 그 신자는 그 이후로 바람피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또한 자꾸만 간음하고서 고해성사를 보러 오는 여인이 있었는데 신부는 여인이 죄를 고백하자마자 "또요!" 이렇게 외치고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그리고 고해성사가 끝나고 여인이 나가자마자 자신도 따라나가서 신자들 중에서 눈에 불을 켜고 그 여인을 잡아내려고 찾아다녔다는 사례도 전한다. 죄짓지 말자

어떤 신부에게 보속을 받았는데 도저히 실행하지 못한다면, 나중에 다른 사제에게 고백성사를 볼 때 그 이야기를 하고 보속을 바꿀 수 있다.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전에 받은 보속을 시행하지 않았음도 하나의 죄로 간주해서 고백하고, 다시 거기에 대한 보속을 받는 식이다. 하지만 어지간히 무리한 보속이 아니라면 그냥 시행하는 것이 신자의 도리. 신부가 주는 보속이라는 게 응보적, 예방적인 목적과 함께 앞으로는 좀 조심하시죠? 하는 의미에서 주는 교정적 목적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고해한 사실에 대해 사제가 사죄경을 외고 보속(벌)을 주는데, 가끔씩 보속을 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일반 사제가 보속을 주기에 너무나 무거운 벌인 경우이다. 대표적인 예로 '성체모독[8], 고해성사의 고해내용 노출, 성직자결혼 시도, 낙태, 살인, 무력을 통한 절도, 교황의 허가 없이 주교 임명' 등이다. 이 항목 중 몇 항목은 '파문'에 이르는 무거운 벌이다. 이러한 죄에 대한 고해는 교황이나, 혹은 교황으로부터 특별권한을 부여받은 고위 성직자에게 해야 한다.[9] 단, 파문을 받은 사람이라도 죽을 위기에 처하면 아무 신부에게나 고해성사를 받고 파문을 해제받을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심지어 신부로서의 권한이 정지된 사람에게 받아도 상관이 없다.

혹은 사제가 신자가 고해하는 내용를 들어보니 정말로 마음으로 뉘우치지 않고 입으로만 나불대는 것 같다 싶으면 사죄경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원래는 저런 특별한 죄를 제외하고는 보속을 주는 것이 맞다.

때때로 면담식 고해라고 해서, 시간이 많을 때 사제를 따로 찾아가서 정말 길게 이야기한 뒤 사죄경을 받기도 한다. 특히 이런 경우는 수도회 소속 사제들이 할 때가 많다. 때로는 천주교 신자가 아닌 사람도 비밀이 엄수되는 가운데 자기 속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고해성사는 아니어도 이런 면담을 사제에게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이런 요청을 많이 받는 사제는 아예 '고백성사 수준의 비밀 엄수를 원하면서 이야기하고 싶은, 천주교 신자가 아닌 사람은 그 점을 명확하게 이야기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한다.

가톨릭 교회법에 규정된 특이한 (하지만 이해가 가는) 규정으로, 고해사제가 성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공범자에 대한 사죄가 죽을 위험에 처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는 것이 있다… 이건 성범죄가 아니라 어떤 범죄라도 신부 그 자신이 공범 관계에 있었을 경우라면 그 신부가 고해성사를 받아주지 못하는 게 원래 맞는 것 같지만.

한국에서는 판공성사라고 하는, 한 해 모든 죄를 묶어서 참회하는 연례성사가 있어 평소 고백성사를 하지 못한 이들은 이 때를 이용해 자신의 모든 죄를 참회하기도 한다. 평소에 고해성사는 신자 한 명 한 명의 죄를 보듬어주는 그런 성의있는 성사를 주는 사제가 제대로 된 사제지만, 이 판공성사 기간에는 그런 거 없다. 사람이 무지 늘어서 있기 때문에 빨리빨리 주는 사람이 능력있는 사제인 것이다.(…)

2.1. 내용누설 금지의 원칙

사제는 고해성사의 내용은 절대 발설하면 안 되는데, 이건 과거부터 현대까지 무수한 사회적 이야기가 되어 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성인 요한 네포무크체코 왕비의 성사 내용을 끝까지 에게 말하지 않다가, 혀가 뽑혀 프라하 카를 다리에서 블타바 으로 버려졌다. 왕 입장에서는 쳐죽일 놈(…)이지만, 성직자로서는 참으로 성인이 되어 마땅하신 분이겠다. 강의 수호성인으로 동상이 다리에 세워지곤 한다.

프로테스탄트의 창시자격 인물인 마르틴 루터 또한 가톨릭 메인스트림을 박차고 나와 활동하던 중, 어느 주변 인물이 "거 수녀들은 평소에 무슨 고해를 합디까?" 하고 묻자 벼락같은 불호령을 작렬시켰다는 일이 있으며, 친구들과 술집에 간 일이 있었는 데 한 친구는 루터가 조금 취한 것을 보고 그에게 고해받은 사실에 대해 물어보려고 하다가 루터가 갑자기 한 손에 병을 들고 자기를 치려고 날뛰었을 정도의 일화가 있을 정도로 그 자신 스스로 가톨릭에 반하는 행보를 선택했고, 교회에 대해서 할 수 있는 데까지 욕을 퍼부었으며, 심지어 고해성사는 마귀가 세운 것이라 할 정도로 온갖 악담을 퍼붓고 글로도 썼지만 고해성사의 비밀만은 끝까지 존중하고 지켰다고 하며, 죽을 때까지도 그 점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고 한다.

현대 미국에서는 이를 미국법 이하로 보는 판결을 한 전례가 있는데, 고해성사의 내용을 지킨 사제에게 상징적으로 1달러의 벌금 처분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해성사 내용에 대한 성직자의 비밀 유지 의무를 존중하여, 이를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아니하여도 국가보안법상의 불고지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제5공화국 시절에는 부산 미국문화원 방화 사건의 범인을 적극적으로 도피 은닉케 한 사제가 처벌된 일이 있었는데, 판례도 신고하지 않은 걸 넘어서 적극적으로 숨을 곳을 제공해주는 등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도피ㆍ은닉죄가 성립한 것이지, 소극적으로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것은 죄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고해성사 비밀 유지 의무는 대중에게도 꽤나 잘 알려저있음에도 이걸 씹어먹는 해괴한 병크가 종종 난다. 1996년안두희를 살해한 박기서가 범행 후 부천남부경찰서(現 부천소사경찰서)에서 한 블럭 거리에 있는 천주교 인천교구 심곡본동성당에서 고해성사를 한 뒤 자수한 사건이 있었는대, 이 사실이 알려지자 기자들이 사제에게 내용을 물어보는 병크를 저질렀다고. (...)

만약 성직자가 이를 누설할 경우, 특히 고의적으로 누설한 경우 교회법에 따라 자동파문이 될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명목상으로는 형법 제317조 제2항[10]에 의하여 처벌될 수 있다.[11] 그리고 고해의 내용이 되는 사실이 타인에게 알려질 경우 고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기에 족한 사실일 경우, 성직자가 이를 발설하는 것은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12]

고해사제가 실수로 내용을 누설했다면 파문까지는 아니지만 제재는 따르며, 신자들에게는 "난 신부로서 기본적인 소양도 없는 사람입니다" 하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실수로라도 발설하면 절대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서, 사제들은 어지간한 고해 내용을 뒤돌아서면 잊어버린다. 보안이란 듣자마자 잊는 것이다. 유럽은 우리나라 개신교처럼 신부가 한 곳에 꽤 오래 정착하는 스타일이고 신자수(라기보다는 밀도)도 많지 않아 발설하면 심각한 위험이 따르는 경우가 많아 저런 금지 조항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한국은 사제가 정기적으로 이동하며 신자 수도 많아 실질적으로 무슨 고해를 했는지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 게다가 사실 고해성사 보러 오는 사람 대다수가 큰 죄가 아닌 때 되어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심지어 사는 게 죄라고 하는 노인 분들도 계시다. 이봐요 원죄세례받을 때 용서받았다니까 그 얘기가 아닌거 같은데

가끔 고해소 밖에까지 목소리가 들리거나 해서 의도치 않게 고해 내용을 듣게 되는 일이 있는데,(고해를 통역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다른 신자도 절대로 발설해선 아니된다. 우연히 듣게 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혹여 남이 고해한 내용을 듣게 되면 비밀을 지킬 의무가 있다 는 것을 명심하자. 비 카톨릭 신자도 얄짤 없다. 파문 크리 이전에, 고해 누설은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는 문제다.[13]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이런 원칙에도 불구하고 이걸 깬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있다. (...) 이래서 고해성사 누설은 자동파문이다. 남미 지역에서 몇몇 성직자가 반체제 운동가의 고해성사를 누설하였다는 의혹, 그리고 105인 사건 당시 뮈텔[14] 주교의 행동이다. 다만, 의심되는 사안의 상당수가 독재자나 식민지 당국자에 대한 '미래에 저지를 일'을 고해한 것으로, 윤리적으로 비난의 여지는 있겠지만 고해사제가 비밀 준수를 지켜야 할 의무가 없는 것들이었다. "내일 독재자 아무개를 제거하겠다."고 밝힌 것은 미래에 일어난 것을 고해한 것이고, 자기의 범의를 밝힌 것이기 때문에 고해성사를 악용한 것이므로 사죄경을 줄 수 없고, 설사 사죄경을 주었더라도 고해성사의 성사성을 모독한 모고해로 고해사제가 비밀준수의무를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다. 자세한 내용은 바로 아래 '내용누설 금지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것'을 참조.

CSI 7기 5화에서는 한 여자를 두고 신부와 함께 삼각관계였던 남자가 여자를 살해한 뒤 그 신부에게 찾아와 그 여자를 살해하였음을 고해성사를 통해 밝혔지만 신부는 이를 그리섬에게 밝히지 않고, 오히려 성직자로서의 본분을 어긴 죄책감 때문에 자신이 범인이라고 거짓 자백을 하였다가 그리섬에 의해 진상이 드러났다.

2.2. 내용누설 금지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것

첫째, 고해자 혹은 고해의 내용이 특정되지 않은 것이다. 성직자들이 교우에게 고해성사를 제대로 보는 요령을 설명하면서 이런저런 예를 드는 경우가 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못살게 굴었다고 고해하면서 변명삼아 며느리의 악행에 대해서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것이 잘못된 고해라고 설명을 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처럼 통회의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고 변명만 늘어 놓는 것은 고해성사의 은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하는 예시를 드는 것은 고해비밀을 누설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교우 아무개가 이런 고해를 했다고 떠벌리는 것[15]은 당연히 내용누설 금지원칙에 반하는 것이다.

둘째, 미래에 범죄를 저지를 예비음모를 하고 있다고 고해하는 것이다. 어떤 범죄자가 범행의 실행 준비를 완료하고 착수하기 전에 고해 사제에게 찾아갔다. 그가 범죄 음모를 꾸민 것을 뉘우치고 '다시는 그런 짓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면 그것은 비밀 유지 의무의 대상이다. 그러나 범죄 음모를 뉘우친 것도 아니요, "앞으로 범죄를 저지를 테니 용서해주세요" 라며 고해성사를 단순히 종교적 수단으로 이용하려 한다면 이는 잘못된 고해의 태도이다. 정의로운 도둑이 되는 것을 허락해 달라던 이 아가씨는 이제 큰일났다. 고해성사가 유효하게 성립하려면 형식적으로 사제의 사죄경이 있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고해자가 다시는 범죄를 짓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이 있어야 한다. 과연 "앞으로 범죄를 저지를 테니 용서해주세요" 한 사람이 다시는 범죄를 짓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 것인가? 아니다. 오히려 범행 전에 미리 고해성사를 보아, 자기의 죄값을 줄이려고 하는 꼼수의 발로일 수 있다. 이러한 고해는 무효이며 비밀준수의무가 없다.

3. 정교회의 고백성사

정교회에서는 고해성사를 '고백성사'로 번역하는데, 정교회의 고해성사와 가톨릭의 고해성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정교회는 공개된 장소에서 신부님을 직접 대면하고[16] 성사를 본다는 것이다. 정교회에서는 인간이 죄를 짓는 것을 일종의 병처럼 생각하며, 어떤 인간이 어떤 죄를 고백하는지 사제가 마치 의사처럼 진단해주고 치료하는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고해소 같은 것은 없다. 이런 점 때문에 훨씬 시각적인 의식이 곁들여지는데, '에피트라힐리온'이라는 사제의 영대로 사람의 머리를 덮은 뒤 '하느님의 주권으로 하느님의 종 아무개를 용서하소서'라고 사죄경을 외운다. 이때 예수 그리스도 이콘 앞에서 의식이 치뤄지는데 이는 가톨릭의 대리인적 관점이 아닌 증언자, 집행자의 관점에서 치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정교회도 가톨릭과 마찬가지로 비밀 엄수 의무가 있다.

4. 사죄경

고백성사 시 사제가 죄의 용서를 선언, 혹은 기원하는 형태인 기도문. 사제가 이 사죄경을 하지 않으면 그저 '고백'했을 뿐이지 하느님의 용서를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요하다.

가톨릭의 사죄경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을 용서하기 바라며, 교회의 직무 수행으로, 나도 그분의 권한을 가지고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당신의 죄를 사합니다."라는 형태로 돼 있다. 사제가 자신의 권한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대리인으로서 교회에 맡겨진 권한을 행사한다는 관점이 잘 드러나 있다. 또한 그 기도문이 간결하며, 필요한 요점만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동방교회의 사죄경과 대비된다.

비잔틴 전례를 사용하는 정교회에서는 "나(사제)는 그대(신자)가 하느님 심판대전 앞에서 단죄받지 않기를 빕니다."라고 하느님의 용서를 기원하는 형태로 돼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다윗, 베드로 등 성경 속 인물들의 죄가 용서받은 사례를 거론하며, 이 사람이 알게 모르게 지은 모든 죄를 그와 같이 용서해달라고 하느님께 청하는 내용이다. 동방교회의 특징대로 대단히 문학적인 표현을 사용했기 때문에, 기도문 자체는 실로 아름다운 대신 장황하며 매우 길다.(…)

하지만 러시아 문화권의 영향을 받은 정교회에서는 사죄경이 가톨릭의 것과 비슷하다. 즉, 그리스도의 대리인 관점이 반영되어 교회에 맡겨진 권한으로 죄를 사하는 형식인데, 이는 17세기 표트르 대제의 서유럽 문화 유입 시기에 반영된 교회 문화이다. 이 시기 러시아 정교회는 서구적 리얼리티를 담은 이콘 문화, 성경의 정경 목록 설정 등 많은 면에서 가톨릭의 영향을 받았다.

5. 관련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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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마태오 복음서 16잘 19절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릴 것이다."
  • [2] 동명의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소설과는 관계 없다.
  • [3] 개신교는 세례성사와 성체성사를 제외한 나머지 5개의 성사는 아예 인정하지 않는다. 성공회는 세례성사와 성체성사만 '성사'로 부르고 나머지 5개는 '성사적 예식'으로 구분한다.
  • [4] '하느님의 대리인인 사제'로서 통회의 성사를 집전한다는 의미이다.
  • [5] 마태오 복음서 3장 8절 "당신들이 회개했다는 증거를 행실로써 보이시오."
  • [6]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EBS 영어교재에 나온다! 여기서는 한 여자가 다른 사람의 흉을 보고 다니다 걸려서 같은 아파트에 사는 노인에게 해결법을 묻는다. 이에 노인은 닭을 사서 털을 뽑아 길에 뿌리라고 시킨다. 여자가 닭털을 다 뿌리고 오니까 이번엔 주워오라고 시킨다.
  • [7] 비슷한 예로, 정신과 의사들도 환자들의 상담을 들어주는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라고 한다.
  • [8] 다만 모르고 한경우는 일반 고해성사로도 된다.
  • [9] 이 규정 때문에, 중세 종교개혁의 원인이라고 일컫는 대사의 이해에 대해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 [10] 형법 제317조(업무상비밀누설) ①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약제사, 약종상, 조산사, 변호사, 변리사, 공인회계사, 공증인, 대서업자나 그 직무상 보조자 또는 차등의 직에 있던 자가 그 직무처리 중 지득한 타인의 비밀을 누설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종교의 직에 있는 자 또는 있던 자가 그 직무상 지득한 사람의 비밀을 누설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 [11] 그러나 국내에서 실제로 고해성사 누설로 처벌된 사제는 없으며 일단 고해성사 누설로 파문당한 신부가 거의 없다, 범죄 사실은 보호받는 비밀이 아니기에 실질적으론 (De Facto) 이 조항에 의해 처벌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물론 이 조항으로 처벌을 받던 말던 고해성사 누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자동파문이다. 또한 범죄 사실이 아닌 다른 고해 내용 누설이라면 이 법으로 처벌하는 것이 일단 가능은 하다. 판례가 있다면 추가 바람. 자동파문이니까 굳이 법으로 처벌하려 할 판사가 있을지 의문이지만
  • [12] 이 경우에는 실질적으로도 형사처벌이 가능해진다.
  • [13] 고소미의 대표주자 명예훼손 등등
  • [14] 천주교 서울대교구 제8대 교구장
  • [15] 실명누설
  • [16] 물론 일단 사제만이 내용을 들을 수 있게 되어있는 점에선 같다. 사실 초대교회에서는 교회에서 모두에게 공개된 상태로 죄를 고백했다. 하지만 기독교가 공식 인정되고 국교화되자 사람들이 몰렸고, 예전 같은 도덕성을 기대할 수 없게 되어 공개적으로 하되 사제만 듣게 바꾸었다. 가톨릭은 완전히 기밀로 만들었다는 점만 차이가 있다. 하긴 이건 당대 사회 환경을 고려하면 당연히 벌여질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