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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만능주의

last modified: 2017-10-22 21:30:44 Contributors

Contents

1. 개요
2. 배경
3. 비판
4. 사례


1. 개요

이 항목에 한하여, 경쟁이 "사회를 이끌고 나아가는 데에 있어 모든 측면에서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경향" 이라고 재정의한다.

경쟁의 순기능만 지나치게 강요해서 모든 문제는 경쟁의 방식을 도입하면 해결된다는 일종의 신념이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대한민국 사회에서 두드러지며 이에 비판받고 있다. 사실 취지 자체는 최선의 인재를 찾으려는 훌륭한 방법이나 현실에서는 공평한 경쟁이라는게 없으니 문제가 되는 신념이다. 덧붙여서 이미 경쟁에 의한 사회적 비용이 경쟁으로 얻어지는 이윤보다 커지고 있는 추세인데 이게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2. 배경

경쟁만능주의가 대두하게 되는 것은 경쟁의 방식이 비교적 합리적이고 신속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들이 서로의 장점과 능력을 가지고 겨루며, 그러한 과정에서 살아남는 자가 능력이 다른 사람에 비해 능력이 뛰어났다는 것의 사실상 반증이 되므로 경쟁을 의도한 사람 입장에서는 굉장히 합리적이고 매력적이다. 더군다나 이것을 위해 경쟁의 참가자 모두가 노력하게 되므로 사회가 계속 움직이는 동력원이 된다는 점. 이론적으로 경쟁이란 것 자체는 굉장히 효율적인 논리다. 여기에 어설픈 만능주의가 덧씌워지니 문제가 되는 것.

특히 대한민국 사회에서 두드러지는 이유는 이러하다. 대한민국은 냉전의 최전방으로서 자유 경제체제를 대변하였고, 북한과의 체제의 우수함을 두고 싸움이 격렬한 신경전을 벌였다. 그러나 동구권 몰락, 소련의 몰락 덩달아 맞수였던 북한이 몰락하였고 이러한 몰락의 원인 중 가장 중요했던 것이 공산권 사회의 의지 부족, 즉 남들보다 돈을 더 벌기 위한 경쟁의 부재가 체제 구성원들의 현실 안주를 불러왔고, 이에 따라 사회 동력원이 상실되었으며, 그것이 그들의 몰락을 가져왔다고 생각한 대한민국에서는 경쟁에 대한 믿음이 좀더 강고해졌다.

또한 사방이 강대국으로 둘러 싸인 형세에서 국토도 비좁고 자원도 부족한 상황에 내세울 만한 것은 인적자원을 키워내는 것 뿐이었고, 이렇게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고 뽑는 데에 경쟁만큼 합리적이고 간단한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정부와 사회분위기에서는 경쟁이 사실상 권장되어 왔다.[1] 경쟁만능주의가 가장 강한 영역은 한국의 입시 문화를 보면 알 수 있다.[2]

3. 비판

친구와 싸우지 말자
"나는 살고 싶어, 너와 함께!"[3]

이렇게 경쟁의 순기능은 상당한 이득을 가져오지만, 그만큼 역기능도 상당하기에 각계각층에서 적지 않은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구태여 경쟁을 강조하지 않아도, 현대 사회는 사회적 희소가치가 한정되어 있고 서로 그것을 차지하려고 이미 경쟁이 벌어지는 와중인데, 여기서 경쟁만능주의가 도입되면? 경쟁이 불필요하거나 오히려 협력이 중시되는 사회 부문에서도 냉혹한 경쟁의 논리가 득세하게 된다. 이런 사회는 겉보기에는 강해보이지만 막상 협력이 필요할때는 구성원의 힘을 모으지 못해 내부분열이 일어나 막상 외부 경쟁집단과의 경쟁에서 도태 되는 역설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하술되어 있듯 대한민국의 교육문화에서 그것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경쟁만능주의 환경에서 경쟁에 참여하는 현대 사회 구성원들은 거의 사실상 전시상태나 다름없는 긴장 상태가 된다. 쉽게 말해 사회가 전쟁터가 되어 버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환경에서는 구성원들의 피로도가 급격히 증가하며, 특히 경쟁에서 낙오한 소위 "패배자" 들의 박탈감으로 사회 구성원들의 분열이나 의욕의 상실을 가져올 수 있다. 즉 이러한 추세가 장기화되면 소수의 승리자와 다수의 패배자가 발생하고, 대다수 "패배자" 들로 구성된 사회 전체의 피로감 상승으로 이어지며, 소위 "패배자" 들에 대한 사회적 후속조치가 없는 한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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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사회 구성원들이 전부 다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하기라도 하면 모르겠는데, 경쟁이 격화되면 될수록 경쟁을 강조하는 지도층들은 점점 경쟁을 안하려고 하거나 남들보다 더 유리한 입장에서 경쟁하려는 문제가 생긴다. 경쟁이 점점 가속화 될 수록, 내가 99% 완벽해도 남이 100%를 이뤘다면 패자가 될 수밖에 없는 상대평가 환경이 만들어 지고 경쟁만능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그렇게 조금이라도 밀려나면 곧 사회에서 도태됨을 의미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잃어버릴게 많은 지도층의 입장에서는 기득권을 자손 대대로 물려준다거나, 아니면 밀려나서 기득권을 잃기 싫으니 편법을 동원해서 경쟁을 안하게 되거나 혹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반칙, 조작 등의 비겁한 수단도 쓰게 된다. 즉 경쟁에서 승리해서 기득권을 얻은 승리자는 다음 경쟁 때에는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형평성을 훼손하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반칙을 통해 경쟁에서 이기는 건 실력의 유무와는 전혀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능력도 실력도 없는 사람이 사회 고위층이 된 다음 자기보다 더 유능한 아랫사람을 지배한다는, 경쟁지상주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모순이 생긴다. 따라서 이런 집단이 효율성 있게 돌아갈 리가 만무하므로, 다른 경쟁집단에 비교해 뒤처지는 효율성을 보충하기 위해 무능한 윗사람이 유능한 아랫사람을 자기가 할 몫의 경쟁까지 몰아줘서 착취하는 똥군기같은 악습이 생겨나는 풍토를 만든다. 게다가 이에 항의하는 사람들에게는 꼬우면 네가 경쟁에서 이겨서 승리자가 되든가 라는 말을 한다.
물론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 말이 얼마나 허황된 소린지 알 수 있다. 우선 뛰어난 인재 한 명이 구조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현대 사회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현대 사회보다도 구조가 단순했던 고대와 중세 사회마저 간단한 개혁 하나 하는데 온갖 반대와 훼방을 거쳐 몇 십년 뒤에나 겨우 성공하는 판에, 구조가 더 복잡해지고 전문화된 사회에서 고작 한 사람의 개혁의지가 세상을 바꾼다는 건 불가능한 이야기다. 현실은 만화도 애니메이션도 아니다. 개인(=고작 한 사람)의 힘이 닥터 맨하탄이나 슈퍼맨처럼 초월적이고 강대한 경우는 동서고금을 통틀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두 번째로 한결같이 개혁의지를 고수한다는 보장도 없다. 비 주류 출신에서 자수성가해 주류에 편입된 사람이 현 체제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경우 빠르게 퇴출당하는 게 보통이다. 한 마디로 나라도 나라지만 자기 밥그릇을 깨기 싫기 때문에. 따라서 비 주류 -> 주류 테크트리를 탄 사람들은 보통 그 배고프고 추운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겨우 얻은 새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기존 주류들보다 더욱 더 보수적이고 과격하게 현 체제를 옹호하는 아이러니를 보이게 된다. 하시모토 도루가 좋은 예인데, 일본 사회에서 온갖 차별을 받는 부라쿠민 출신이었는데 이 사람이 부라쿠민 문제를 공론화 한다거나 하긴 커녕, 되려 정치 기득권을 쥔 일본 극우들의 시각에 동조해 온갖 망언을 쏟아내고 있다.

게다가 공부를 잘 하던 최상위권 학생들 대부분이 경쟁의 위험성 때문에 새로운 도전보다는 대기업 월급쟁이를 훨씬 선호하는 등 겨우 승리자가 되어 사회에 나온 사람들도 거시적인 시점에서는 이미 기득권을 잡은 기존 승리자들의 밑에 깔리게 되거나, 자기가 사회에서 성공하고 난 다음에는 오히려 기존 기득권에 영합하여 같은 행동을 저지르기도 한다.

오해를 막기 위해 덧붙이자면, 이 비판은 '경쟁을 하면 무조건 안 된다' 라는 말이 아니라 '경쟁이 과열됨으로써 본래의 목적이 퇴색되어 '''능력있는 인재를 뽑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이 경쟁을 빙자해서 서민층을 쥐어짜는 기득권 유지의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걸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현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는 경쟁의 부족이 아니라 지금 사회에 만연한 경쟁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검증이 부족한 것이고, 경쟁의 적정 한도와 자본주의 시스템에 걸맞는 공정하고 공평하게 경쟁할 기회의 평등에 대한 문제는 외면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4. 사례


한국의 입시 문화에서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병폐는 실로 상당한 수준. 이것은 상대평가 제도가 도입되면서 더더욱 격화되었다. 자신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더라도 다른 사람들까지 열심히 노력한다면 경쟁에서 "패배" 하게 된다. 따라서,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이 높은 환경에서는 결국 "경쟁자를 쳐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게 된다. 물론 항상 상대평가 제도가 문제만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교사의 재량에 맡기거나 충분한 논의와 점검을 거쳤어야 할 문제였다. 실제로 몇몇 성적이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중,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서로를 적대시하여 교과서를 몰래 숨기거나 노트를 훼손하는 사례도 있다. 사실상 공교육이라는 제도를 통해 협력해야 할 친구가 아닌 밟고 올라서야 할 적으로 은연중에 가르치고 있는 셈.

대학(정확히 말하자면 일류대학)의 문턱이 해가 지날 수록 좁아지면서, 입시에 실패한 학생들의 자살, 해마다 늘어나는 N수생들의 증가 등도 대두되고 있는데, 이것들은 단지 수많은 사회적 문제의 일부에 불과하다. 수험생들은 사회에서 경제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현실적으로도 상당한 가계부담이 되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증가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사회에 별로 좋지 않기 때문.

그리고 취업에서 소위 말하는 스펙 쌓기도 경쟁만능주의의 큰 폐해이다. 즉 스펙이 상향 평준화되고 어느정도 비슷해지면서 차별화한답시고 업무랑 전혀 관련이 없는 것마저도 스펙으로 쳐주기 시작하고 급기야 모든 경쟁자들마저 업무와 관련이 없는 스펙마저 쌓아야 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한때 스펙 열풍이 과도하게 휘몰아쳤을 때에는 "병아리 감별사 자격증"(…)까지도 스펙에 넣는 구직자들이 있었을 정도였다. 뭐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둘러대면 할 말은 없겠지만...

그 외에도 국제중학교 입학비리 사건이나 사회 전반에 나오는 갑의 횡포, 그리고 해외의 사례를 들자면 일본 정치인들이 대표적인데[4] 자신 혹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정정당당한 실력 경쟁이 아니라 돈이나 가문빨 처럼 전혀 상관없는 수단까지 동원해 경쟁에서 이기려는 경쟁만능주의의 폐해가 잘 드러나 있다.

결국 한국의 경쟁 만능주의는, 능력있는 인재를 뽑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한 경쟁이 변질되어 버려,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이 서민층을 쥐어짜는 기득권 유지의 수단 내지는 우리 사회의 짐덩어리로 전락한 셈이다. 경쟁 자체는 매우 효율적인 방법일지 몰라도, 경쟁이 결코 만능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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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하지만 상기한 조건과 비슷한 나라인 핀란드는 우리와 정 반대의 행보를 걸었다.
  • [2] 대학 입시 체제 하에서 인서울대학교+지방거점 국립대학 정도를 포함하는 상위 10%의 학생들(대략 수능 2등급)을 제외하면 나머지 90%의 학생은 학교를 다니는 의미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주변국가에 비해 열세인 나라에서 잠재력 낭비
  • [3] 조금 뜬금없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경쟁만능주의를 전면에서 비판하는 말이기도 하다.
  • [4] 일본 정치인들의 능력이 점점 떨어져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간단하다. 부모 정치인이 자식에게 선거구를 물려주고 재벌가 후손들과 결혼하는 등 지연, 학연 등으로 똘똘 뭉친, 상대적으로 경쟁에서 안전한 그들만의 세계에 갇혀 사는게 일본 정치인들의 생활상인데, 이렇게 되면 당연히 현실감각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현실감각이 떨어진 정치인이 제대로 된 정치를 할 리가 만무하다.